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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안에서

앨범타이틀 | 한국가곡학회 창작가곡 제15집  (2008)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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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자 시/정덕기 곡/소프라노 김혜란/피아노 고승희

한 평도 못 되는 아니 반 평도 못 되는
한 평도 반 평도 못 되는 곳에
수천 평도 넘는 아니 수만 평도 넘는
수천 평도 수만 평도 넘는 마음을
가두어 버리고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다섯, 넷, 셋, 둘, 하나)

거울 속에 내 모습 거울 속에 내 모습
이리보고 저리보고 그리다 만 눈썹 그리는데
그 때 십이 층으로 며칠 전 이사 온
쪼금 잘 생긴 잘 생긴 아저씨 슬쩍 타더니
못 볼 것을 본 듯이나 못 볼 것을 본 듯이나
등을 돌리네 등을 돌리네
아이구나 아이구나 등을 돌리네
(에그머니 이를 어째)

첫사랑도 아닌데 가슴이 가슴이 두근거려
덩달아 덩달아 등 돌리고 신발만 쳐다보네
그 때 하얀 셔스 쪽빛 바탕의 넥타이 말쑥한 칠층 아저씨
배 내밀고 타더니 어설프게 메마른 기침 한 두 번 하고는
거울 속에 비친 나를 힐끗 훔쳐보네 나를 훔쳐보네

지은 죄도 없는데 얼굴 달아올라
지은 죄도 없는데 얼굴 달아올라
나의 두 뺨을 어루만지네 어루만지네
날마다 미루다가 때마다 미루다가
십년이 넘어버린 칠층 아저씨와의 인사
모처럼 인사할까 어떻게 인사할까
다시 한 번 숨 한 번 내 쉬고 큰 맘 먹는데
(그만 문이 열리고)
수천 평도 수만 평도 넘는 내 마음이 줄행랑친다
(아~~~아~~~)
아이고 걸음아 나 살려라

22 진지한 감상 의견을 남겨주십시오.
이규택 2008.10.16 22:40  
하하하하하하하하  선생님 죄송해요. 웃음이 나오는걸 어떻게해요. 재미있어서요.
그냥 평벙한 아침 출근시간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어난 촌극을, 어찌 보면 그냥의 매일 있는 평벙한
일상인 것을 재미있게 시로 써 주신 바다님이나 그 시를 이렇게 유머러스 하면서도 난해하고(? 저는 그냥 아마니까요) 품이 있게 승화시켜주신 정 선생님이나 훌륭하십니다.  노래하신 분도 곡을 해석하며Line-up하시느라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세분께 기립하여 갈채를 보내드립니다.
탑세기 2008.10.17 08:41  
와~~ 제모습을 보는것 같습니다 ~~
18층에사는 저는 바쁠땐 엘레베이터안에서 눈섭그리고 맆스틱 바르는데~~ ㅎㅎㅎ
아주 재미있게 노래로 탄생 시키셨네요 ~~
3분 고맙습니다
 잘듣겠습니다^^
음악에빠져 2008.10.17 19:21  
아침의 일상을 아주 재미있게 표현해 주셨네요. ㅎㅎㅎㅎㅎㅎ
저도 같은 층 애기 엄마를 며칠 전에야 첨으로 인사했는데, 몇달전부터 봐 놓구요...
그분도 마찬가지였겠지요? 그분이 먼저 저에게 아는척을 했는데,
혹시 그분도 이 노래를 듣고? ^^
바리톤 2008.10.18 18:06  
하하하하하하~~~~ 너무 재미있습니다. 가곡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친근감 있게 창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덕기 선생님의 천재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원자 선생님, 정덕기 선생님, 김혜란 선생님....그리고 고승희 선생님 정말 노래 잘들었습니다. ㅋㅋㅋ
정덕기 2008.10.20 01:00  
이규택님 탑세기님 음악에 빠져님 바리톤님 고맙습니다. 많은 관심을 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좀 색다른 소재를 찾던 중에 바다 박원자 시인님의 이 작품을  알게 되어서 이것은 내가 잘 쓸 수 있는 소재이구나 그래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좋은 시를 써 주신 박원자 선생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김혜란님 고승희님 다 쉽지 않은 곡인데 고생 많으셨구요. 그리고 훌륭한 연주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소재의 작품이 꽤 여럿 있어요. 가곡으로는 4.19묘지에서, 분실광고, 와인과 매너, 된장, 개미, 커피 등 무반주합창곡으로는 꼬부랑, 앞니빠진 갈가지, 꽁보리밥, 고추장과 비빔밥 등이 있네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 같습니다.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바다박원자 2008.10.21 22:03  
슈만과 아리아....이 노래를 내리 세 번 듣고 전화를 하신다는 광주의 황 회장님의 말씀
아주 매력있고 작곡이 슈만의 작품을 또는 어떤 아리아를 듣고 있는 듯한 특별한 곡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며  언제 한 번 배워부르기를 하면 좋겠다고 전해 오셨습니다.
 이 노래의 녹음을 지켜보셨다는 어느 시인께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누구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번쯤은 겪었을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정덕기 교수님께서
현대적인 기법으로 작곡을 잘 하셔서 사랑받고 있네요.

 훌륭한 곡을 써주신 정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연주를 특별히 잘 해주신
소프라노김혜란 선생님,피아노에 고승희 선생님 감사합니다ㅣ
이 곡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보여주신. 이규택 원장님. 탑세기님.음악에 빠져님.
바리톤 목사님 감사합니다.
이규택 2008.10.23 22:34  
또 죄송합니다. 뒤에 숨겨져 보이지 않았던 분이 한분 계시네요.    고 승희 선생님께 용서를 구합니다 저는 정 덕기 작곡가 님이 직접 반주하신줄로 착각을 하였었답니다.  작곡 당사자가 아니고는 그렇게 완벽하게 호흡을 맞출수가 있겠나 싶어서 다른 분이 반주했을 거란 생각은 전혀 염두에 두지도 않았었습니다.  참으로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고길환 2008.10.24 07:49  
엘 : 엘리베이터 안에서 격어본 모든 심정을
리 : 리얼하게 펼쳐내는 선생님의 관찰함에
베 : 베여버린 생활사가 내모습이 아니런가
이 : 이마음 털어놓고 고백하고 싶은공간
터 : 터널에 갖혀버린 답답한 나의 심정이여....
 
안 : 안개가 걷히듯이 엘리베이트 문열릴 때
에 : 에드벌룬 하늘높이 나를 맞아 드높아라
서 : 서서히 발길돌려 다시 내일 만납시다.


박 : 박넝쿨 초가위에 달덩이와 함께 동무
원 : 원앙도 시샘할까 가슴두근 거립니다
자 : 자랑도 아니하고 이밤고요 지냅니다

엘리베이트 안에서 너무 재밌서 가암사
바다박원자 2008.10.24 22:26  
정덕기 교수님의 내면에서 펼쳐지는 창작의 힘은 어느 누구도 추측하지 못할
특별한 음악들이 샘물처럼 솟아올라 많은 분들을 행복하게 해주십니다.
 멋진 시로 화답하여 주셔서 더욱 흥미롭게 하여주신 고길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정덕기 2008.10.25 13:13  
이규택님, 저가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하겠습니다. 저는 피아노를 잘 치지 못하는 작곡가입니다. 그래서 물론 반주는 더더구나 못하구요.피아노를 잘 못치는 작곡가가 저 말고 프랑스의 베를리오즈라는 분이 있었지요. 그래서 옛날에는 나 말고 이런 작곡가가 또 있구나, 그 분에게서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고길환님 고맙습니다. 박원자 시인님께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김메리 2008.10.25 14:53  
너무 재미있게 잘 듣습니다 들을수록 재미잇어요~~
바다박원자 2008.10.29 18:52  
수가솔방의 가을이 메리님의 아름다운 노래로 더욱 아름답겠지요?
감사합니다.
Schuthopin 2008.10.28 13:49  
이곡을 녹음할때 정교수님께 이건 "가곡 아리아" 인데요?....^^하고 말씀을 드렸던 기억이납니다.
오페라의 아리아를 방불케하는 곡과 우리의 정서적인 내용을 담고있는 시.
앞으로 더더욱 이러한 장르의 가곡들이 쏟아져 나오리라 봅니다..
제가 늘 해보고싶은 "가곡 극"....그려봅니다...
바다박원자 2008.10.29 18:55  
지휘자님도 녹음할 때 계셨군요. 어느 시인께서도 제게 이 노래로 오페라나 뮤지칼의 대본을 써 보라고 하시더군요. 말씀만이라도 감사했습니다. 연출 담당 00도 그런이야기를 하더군요.
음악극으로 꼭 실현시키겠다고.  저도 이러한 장르의 노래가 많이 나와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꽃구름언덕 2008.10.29 22:08  
들을때 마다 즐거운  박원자 시인님의 가사와 곡입니다.
정덕기 교수님의 작품은 상상불가 예측불허이니
가곡이 또 어떤 곡으로 옷입을지 늘 기대합니다.
참 멀뚱한 표정이 관리가 안되는 엘리베이터 안의 풍경 정말 잘표현하셨어요.
근데 우리도 잘 모르지만 정답게 인사도 하는 분위기가 되면 이웃간 얼마나 정다울런지요.
촌에 사는 저로서는 현대인의 자화상이고 한국인의 숫기 없음일가요?
암튼 무슨 해석 이전에 즐겁고 재미난 아리아입니다.
정덕기 2008.10.30 11:01  
김메리님 윤교생지휘자님 꽃구름언덕님, 관심을 보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곡극이라는 장르가 만들어지면 어떨까요 우선 박원자님의 가사가 좋으니 그것으로 해야겠지요 고맙습니다
고진숙 2008.11.06 20:17  
성악과 기악, 소프라노와 피아노의 2중주가 잘 어울리면서 때로는 대결도 벌이는 곡의 구성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빠른 패시지 같이 움직이는 가사를 성악이 소화해 낼 수 있도록 가사의 브레스 및 첸지 보체에도 유의하면서 멜로디를 이어간 기법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전후반부를 나누는 사이, 또는 가사 줄거리의 매듭을 나타내는 사이 등에 피아노 연주자가 앞팔 전체의 길이로 흰건반을 강타하는 불협화음과 그 여운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은 가곡에서는 드물게 보는 기법입니다.

이 점은 현대 음악을 고집하는 악파(?)가 아니더라도 흔히 쓰이는 작곡상의 한 기교이긴 하지만, 내마노 사이트에서는 이전에 이런 것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만큼 새 기법을 추구하여 이전의 틀에서 벗어나고픈 작곡, 또 작사 역시 새 국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박 시인보고 이 시상을 더욱 발전시켜 뮤지컬로 해봄직도 하다는 말을 한 바 있습니다. 충분히 그럴 만한 모티브가 된다고 본 것입니다.

2중주 형식의 곡이 되다 보니 듣기에 화성감이 충족되지 않았지만, 그것은 곡이 그런 흐름으로 흘러가는 곡의 캐릭터 문제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금나래 2008.12.03 11:47  
와~~~
넘 넘 멋져요오~~~~~
Bravo!!!!!
concert aria!!!

정말 박원자 시인님의 시도 재미있지만
이렇게 훌륭하게 곡을 붙이시다니요....
전 한 번도 정덕기 선생님을 뵙지 못하였지만
천재성이 있다는 윗분의 말에 정말 동감합니다.

요즈음 들어 가곡을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이런 훌륭한 곡을 듣게 되어 정말 행운입니다.

Bra~~~~vo !!!!!!!!!!!!!
정덕기 2008.12.04 22:41  
금나래님 고맙습니다. 한번 뵐날 있겠지요.  시인님의 시가 우선 좋고 노래 피아노 다 좋아 금나래님이 보시기여 그렇게 어설퍼 뵈지는 않은 것이겠지요 고맙습니다.
금나래 2009.02.02 10:02  
다시 들어봐도 너무 좋습니다. 많이 연주되어 많이 알려졌으면 합니다.
바다박원자 2009.02.02 19:01  
금나래님! 두 번이나 댓글을 남겨주셔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도 정말 많이 연주되어 널리 사랑받게 되기를 빕니다.
청산 2009.07.20 11:02  
와인과 매너는 익히 들어서 잘 아는 곡이지만 7/14 인천가곡 부르기에서 김혜란님이 부르는 이곡을 듣고선 또 한번 놀라웠습니다^*^위에서 많은 분들이 멋진 평가를 해 주셨으니 폐일언 하고 이곡이 널리 알려지도록 작품을 꾸며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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