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 마음의 창가에 서서

박화목 시/나인용 곡/테너 장원상/피아노 강남길/첼로 이성림

그대 내 마음의 창가에 서서
황혼의 그늘같은 고요한 미소를 머금고
날 바라보고 있네
어서 돌아오라는 어서 돌아오라는
정열의 손짓에도
나의 안타까운 표시에도
그대의 창에서 미소할 뿐이네
이제 구월의
밤하늘의 흰달이 돌아오고
유달리 반짝이며 선회하는
인공위성과 함께
기러기들이 날아 올테지만
그대는 흘러간 세월과 같은 것

자꾸만 식어가는
싸늘한 그대의 입김을
내 마지막 사랑을
노래하며 덥힐 수 있으랴
아 그러나 가을은 가고
황혼은 가고
고독한 내 마음의 창가에 그대는 서서
고요한 미소를 머금고
날 바라볼 뿐이네


테너 장원상 신작가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