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등

전일후 시/하오주 곡/바리톤 박흥우/피아노 조영선


그리운 사람은 오지 않는데
흰 새벽 섬돌 위에 그림자 하나
누군가 두고 간 깊은 사랑이
저렇듯 엷어지는
아 기다림인가
그리운 사람은 오지 않는데
어느 꿈속 찾아간 마른 새벽빛
밤 접어 새 오신 님의 말씀도
화사석 내 등속 다녀가실까
그리다 안으로만 희석되어
서른 셋 엷어진 폐 동맥혈
남조차 보일 듯이 꽃그림 새기다가
새벽 등빛으로 쓰러지겠지
그리운 사람은 오지 않는데
세월만 우겨대며 더디게 가라
누군들 마른기침 길게 끌고서
어깨 낮은 새벽 품안 깃들 때까지


진주가곡집 남강의 노래 (2005. 7. 진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