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이된 진이

혜원 김명희 시/이종록 곡/메조소프라노 김순미/피아노 한봉예


꽃다운 마음을 가누지 못하여
어진님 만나 한생을 보내려 했는데
꽃한송이 던져 주었다고 들썩이는 세상에
선녀인 나 진이 양반집과 혼담은 있을 수 없는 일
그대 그리는 애타는 마음
눈물과 춤으로 노래와 시로
수만가지 절창이 치마폭에 얼룩지니
세상살이 어려움 나 이제 알았네
정열 한번 쏟아보지 못한채
망령의 아내가 되어 버린 나 진이
순정과 사랑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겠네
다만 인생에 반항하기 위해
사랑의 광장 남성들의 시장에서
기쁨조가 되어 그들의 눈을 멀게 하리라
그들의 귀를 멀게 하리라
그들의 가슴을 사막처럼 만들어 놓으리


이종록 창작가곡 제9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