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부르는 소리 그대 음성인가
수풀을 헤치며 산길을 오르면
산비둘기 산 여울에 몸씻는 소리
깨끗한 마음 상할까 고개숙여 되돌리는 발걸음
산에서 부르는 소리 그대 음성인가
싸리잎 헤치며 바위틈을 오르면
사향노루 귀를 쫑긋 새순뜯는 소리
순한 마음 놀랄까 살금살금 내려오는 오솔길
산에서 부르는 소리 그대 음성인가
가슴 두근거리며 단숨에 오르면
산비둘기 날아가고 사향노루 떠난 자국
발걸음 멈칫 세워 병인양 밀려오는 그리움
이 시는 휴전이후, 작사가 고진숙이 건강이 좋지 않아 약초를 구하러 산을
찾았을때 자연의 아름다움과 산의 비경을 보고 지은 시였으며 작곡가에게
KBS 신작가곡 위촉이 들어왔을 때 평소 지니던 이 시를 생각하고 삭막한
도시인들에게 산의 너그러움과 자연이 주는 겸손함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작곡했다 한다.
신작가곡에서 귀기울여 듣던 곡이지요.
한국 가곡을 사랑하여 듣는 이유가 특히 자연과 어울려진 가사와 곡조가 듣는 이의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있지 않나 하는데요, 이곡은 그 이유를 필요충분조건으로 충족하고도 남을 정도로 고전적인 느낌입니다.
황선생님의 단아하고 절제된 표현, 교과서적인 음성이 한몫을 더한 듯하고요.
산도 올라 못간 하루 일과가 이곡으로나마 시작되어 행복합니다.
에델바이스가 하얗게 피어 있던 소백산을
또 오르고 싶습니다.
소백산 비로봉에서 이가곡을 조용히 불러보면
그 많은 야생화 무리들이 소음이라 할까 걱정이군요.
시인의 고운 마음처럼 놀랄까
깨끗한 맘 상할까 노래 부르것도
생각 좀 해봐야 겠군요.
소백산이 자꾸만 부르네요.
마침 수줍은 싸리꽃이 많이 핀 길을 헤치며 가야겠군요.
운영자님 좋은 곡 올려 주셔서 감사해요.
13년전 신작 가곡을 녹음해서 들었던 가곡 입니다.
녹음한 그 때 노래와 지금 노래는 조금 다르네요.
세월이 다른지? 느낌이 다른지 ?
듣고 가사를 적어서 따라 부르다 보니 조금 모르는 낱말도 있지만, 여기오니
시원스레 다 알 수 있어서 좋습니다.
몇년전 가곡사이트를 찾아도 모랐는데, 여기오니 99%는 노래가 담겨 있어 좋습니다.
이 노래가 막 나온 그 시절 밤에 차를 몰고 시골 산길을 오르다 에프엠에서 듣고 온 가족이 함께 불렀던 곡입니다. 그 때 다섯살도 안 된 아들딸이 아직도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습니다. 황화자 선생님의 양수처럼 출렁거리는 따뜻한 음성에 싸여 어지러운 마음을 씻어보곤 하는 노래입니다. 이 곡을 찾아 여기에 들어왔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