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꽃

영혼의 꽃
윤  석 시/이의진 곡/바리톤 박흥우

나의 들판에 꽃이 필 때에
나비는 춤추고 새는 노래하고
커가는 열매는 기쁨이었네
무더운 날에는 시원한 그늘이 되었고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이 되었고
거친 바람이 불어올 때에는
울타리가 되어주었네
오곡이 풍성한 가을에
다 자란 열매는 떠나고
내 몸에는 찬바람만 불어오는구나
벌써 나목이 되는가보다
 
정든 곳 떠나는 쓸쓸한 계절에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어
험한 준령 이르도록 포근한 옷 입혀주시네
갈 곳 없는 자를 위로하기 위하여
하늘에서는 꽃가루를 뿌려주시네
아직 가야할 세상이 있기에
아직 가야할 세상이 있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덮인 세상을 걸어보라고
하얀 도화지에 그리듯
다시 맞는 내 인생의 들판
영혼의 꽃 피우라 하시네
영혼의 꽃 피우라 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