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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안에서

앨범타이틀 | 엘리베이터 안에서  (2014.10) ☞ 앨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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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자 시/정덕기 곡/소프라노 양지/피아노 이수홍

한 평도 못 되는 아니 반 평도 못 되는
한 평도 반 평도 못 되는 곳에
수천 평도 넘는 아니 수만 평도 넘는
수천 평도 수만 평도 넘는 마음을
가두어 버리고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five, four, three, two, one)

거울 속에 내 모습 거울 속에 내 모습
이리보고 저리보고 그리다 만 눈썹 그리는데
그 때 십이 층으로 며칠 전 이사 온
쪼금 잘 생긴 잘 생긴 아저씨 슬쩍 타더니
못 볼 것을 본 듯이나 못 볼 것을 본 듯이나
등을 돌리네 등을 돌리네
아이구나 아이구나 등을 돌리네
(에그머니 이를 어째)

첫사랑도 아닌데 가슴이 가슴이 두근거려
덩달아 덩달아 등 돌리고 신발만 쳐다보네
그 때 하얀 셔스 쪽빛 바탕의
넥타이 말쑥한 칠층 아저씨
배 내밀고 타더니 어설프게 메마른
기침 한 두 번 하고는
거울 속에 비친 나를 힐끗 훔쳐보네
나를 훔쳐보네

지은 죄도 없는데 얼굴 달아올라
지은 죄도 없는데 얼굴 달아올라
나의 두 뺨을 어루만지네 어루만지네
날마다 미루다가 때마다 미루다가
십년이 넘어버린 칠층 아저씨와의 인사
모처럼 인사할까 어떻게 인사할까
다시 한 번 숨 한 번 내 쉬고 큰 맘 먹는데
(그만 문이 열리고)

수천 평도 수만 평도 넘는
내 마음이 줄행랑친다
(아~~~아~~~)
아이고 걸음아 나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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