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되어 쌓였네
6·25전쟁 때 작곡자가 전투가 치열했던 철원 부근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숱하게 널려 있는 시체들과 이름 없는 비목을 보았던 기억이 되살아나 작곡한 것이다. (노래에 담긴 이야기에는 비목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가사의 고난스런 배경이나, 단조에서 느껴지는 고독 ·우수 등의 감정이 공감을 일으키고 적막에의 두려움과 전쟁의 비참함, 그 때문에 더욱 간절한 향수 등이 서정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초연(硝煙), 화약연기가 자욱히 쓸고 간
허무한 전장(戰場)의 한 켠...
이름없이 사라져간 청춘의 흔적이 무상을 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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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많이도 불러 본 노래이지요.
노래에 가슴을 맡겨 청춘을 추억하면서 가끔 듣습니다.
2절의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 고등학교 2학년 경주에 있는 화랑 교육원에 수련을 간 적이 있어요. 거기 수련중에 이 노래를 불렀는데 이 대목에서 울컥 눈물이 나더라고요. 멀리 떨어진데도 아니었는데 친구를 그리며 불렀던 노래. 그때처럼 순수하게 살 수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