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엽

김금재 시/이종록 곡/소프라노 윤이나/피아노 김윤경

봄 여름 가버린 청춘이 못내 아쉬워
스스로 불질러 묵묵히 태워
찬란하게 아름다운 등신불이 되었느뇨
오지 않는 님 하릴없이 기다리다
소리 없이 가을만 되면 가장 화려한 붉은 색 옷입고
가장 화려한 몸짓으로 앞산 뒷산 길옆까지 나와
슬프게 아름다운 상사병 앓는 그리움으로 서있느뇨

타오르는 그리움 불이 되어
백양사 온 산에 불이 났구나
황홀하게 아름다운 불이 났구나
부처님 일찍이 깨달아 해탈하였어도
오늘은 해탈 벗어 던지시고
덩달아 어우러진 그리움으로 얼굴 붉어지셨네

쌀쌀한 바람결에 핏빛 단풍 꽃잎 되어
펄펄 흩날리고 꽃잎은 슬프도록 아름다운
선홍빛 붉은 그리움되어
하늘가에 붉은 노을로 한없이 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