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그대가 보낸 차를 받으니
그대 아직 나를 잊지 않았구려
편지를 대하니 그대 얼굴인듯
보내준 차를 마시며 속을 풀리라
망연히 그대 있는 곳 바라다 보니
헤어진지 한 해가 넘었구려
어느 때 우리 서로 만나
마주앉아 차 한 잔 나눌까
편지를 대하니 그대 얼굴인듯
보내준 차를 마시며 속을 풀리라
잠시 잊은 친구가 먼저 차를 보내 왔으니 얼마나 행복할까?
유붕자원방래라는 말이 있듯이 나를 잊니 아니하고 오지 못할 사정으로
귀한 차를 보내온 친구의 마음 너무나 감사하고 나도 그런 친구가 있으면 한다.
그리고 오지 못한 사정을 전한 글을 읽으니 옛날 정겹게 이야기하며 미래을 꿈꾸며 공부하던 그 친구의 모습을 그리며 음악을 듣게 되니 나의 마음 행복이 찾아온다.
瓊也今朝至。오늘 아침 그대가 보낸 차를 받으니
知君不我忘。그대 아직 나를 잊지 않았구려
得書如見面。편지를 대하니 그대 얼굴인 듯
煑茗且澆膓。보내준 차를 마시며 속을 풀리라
悵望千山遠。망연히 그대 있는 곳 바라다 보니
相離一歲強。헤어진지 한 해가 넘었구려
何時成邂逅。어느 때 우리 서로 만나
握手共登堂。마주 앉아 차 한 잔 나눌까
(해설)
이 시를 쓰신 분은 고려 말 대학자로 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 와 함께 삼은의 한 사람으로 불리우는 도은 이숭인 선생이다.
도은선생은 1349년에 태어나 조선개국에 반대하다 친구인 정도전의 원한을 사서 옥사와 유배를 겪으면서 조선이 개국하던 1392년, 정도전의 심복 황거정에게 유배지에서 44세의 나이로 살해되었다.
이 시는 유배를 떠난 지 일 년 후에 그의 절친 친구인 유군수가 차를 보낸 것에 감사하여 유배지에서 쓴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나는 이 시에서 “어느 때 우리 서로 만나 마주앉아 차 한 잔 나눌까” 이 구절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다. 과연 도은선생의 평생의 소원인 유군수와 만나서 차 한 잔을 나누었을까 아니면 나누어 보지도 못하고 황거정에게 살해당한 것은 아닐까 이 곡을 작곡한 작곡가로서 가슴이 아렸다.
저의 소박한 선율을 통해 600여년이 지난 오늘 세상에 다시 나왔다. 그 분이 좋아 할찌 싫어 할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