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그네

김종철 시 / 정덕기 곡 / 소프라노 김지현 / 피아노 양기훈

빈손으로 그대를 찾으려 함은
빈손으로 그대를 찾으려 함은
나의 꿈을 몇 장의 지폐와 밥으로 바꾸려 함이다
내가 가득 찬 손으로 그대를 그대를 가까이하려 함은
그대의 꿈을 시간의 노예와 절망으로 바꾸려 함이다
오늘 밤 그대가 내 마음속에 숨는다면
그대를 찾는 일은 머리카락의 한 올 새치 같은 것
그러나 그대가 그대의 껍질 속에 숨는다면
숨는다면 나는 울며 돌아서리라
그대와 나는 취하기 위해서 술을 마셨지만
그 술은 언제나 저 먼저 깨어 있고
잔속에 잠든 것은 눈물 눈물 눈물 눈물뿐이었다
오늘 밤에는 우리 이웃의 어떤 사람이 죽어 가는
오늘 밤에는 바람이 분다
오늘 밤에는 바람이 분다
만 리 밖의 한 장의 바람이
만 리 밖의 한 장의 바람이
그대와 나 사이에 상처 난 몸을 숨기는 것을
오늘도 본다 오늘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