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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고 지혜로운 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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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다는 것
 
 
 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
 
 빈 손 밖에 없다 할 지라도
 
 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
 
 나 무엇 하나
 
 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
 
 떨리는 내 손을 포개어 얹은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스스럼없이 준다는 것
 
 그것은
 
 빼앗는 것보다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이 지상에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것
 
 그것은 세상 전체를 소유하는 것보다
 
 부끄럽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대여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남에게 줄 것이 없어
 
 마음 아파하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누구에게 준
 
 넉넉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


숨가뿐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합니다.

마음의 빚을 진사람처럼
 오랜  만에 들어와
다정한 글도 채 다 못읽고 또 나가봐야하는 심정이
 그저 분주합니다만

 양의 해
 올
 한해만큼은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고자 합니다.

 
순하고 지혜로운 양처럼
모두 한해
복많이 받으시기를 기원합니다.



5 Comments
碧嶽 2003.01.03 00:38  
  어제는 한갓 꿈이오, 내일은 환상일 뿐.
그러나 뜻 있게 보낸 하루는 
모든 어제가 행복한 꿈이 되고 
모든 내일이 희망과 기쁨의 절경이 되리.
그러므로 조심스럽게 살필지니
뜻 있는 오늘을______ 

우리가 믿는 행운의 별이란 없으며
우리를 인도하는 불빛도 없는 것.
나는 아나니 
선량하고 진실하고 정의로워야 하는 것.
이미 지난 일을 따라 좇지 않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연연하지 않나니
분명한 시야로
지금, 여기 있는 현재를 보는 현명한 자.
잃음과 흔들림 없는 승리에
우뚝 서고 말리라.

ㅡ칼리다사(인도)ㅡ
2003.01.03 10:44  
  좋은 글귀 감사합니다.
지금 여기에(here & now)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는 어떤 매듭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가 바뀌고 나이가 먹고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취직을 하고 퇴직도 하고 자식들 장가도 보내고, 합격도 하고 떨어지기도하고

기타 등등 관혼상제등의 어떤 매듭을 지으면서,
(學而時習之 不亦說乎:참 밝음을 내면화하는 실천을 하고 그 사람의 어떤 매듭에 맞추어 자기에게 어울리도록 만들어 간다면 어찌 내 안의 하늘이 즐거워하지 않을까?)
자기에게 맞추어 가는 밝음의 공부를 해나가는듯 싶습니다

함석헌님의 글입니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 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수선화 2003.01.03 15:00  
  함석헌님의 글 ' 그사람을 가졌는가 '를 읽으며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나와 인연을 맺은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가장 선명하게 뇌리에 떠 오르는 한 친구의 얼굴이 있으니..

십년이 넘는 세월 가까이 그 친구의 삶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너무나 드라마틱하고 파란만장하게 우여곡절의 삶을 살아가던 친구에게
삶의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만 할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을 때

모든 통로가 막혀있던 친구에게 세상으로 통하는 유일한 창구의 역할을
해 줄 수 있었던 내 자신의 존재함에..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로 인해 내가 감수해야했던 어떤 불편함도 오히려 기쁨으로 승화되던
그 때의 기억이 내 가슴 속에 소중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곤경에 처한 누군가를 위해 조건없는 전폭적인 지지와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그것은 인생의 커다란 기쁨이며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정신적 충만함이
함께 합니다. 

모두가 NO 라고 할 때..    나만이 YES 라고 할 수 있는 확신이 있을 때
나 조차도 모르고 있던 내 안의 용기가 그를 위해 나를 독려하던 그 놀라움..

한 사람에게 의미있는 그 누군가로 남는다는 건!
내게 그런 사람이 있는 것 만큼이나..  값지고 소중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2003.01.04 13:36  
  수선화님
글을 읽으며
폴  틸리히 교수의 "존재에의 용기"란 말이 생각납니다.
참 사람답게 사는 길은 <용기>에 있다 했지요
님의 그런 용기가 온통 그리운 주말에
메모해 두었던 글로 반갑게 응하고저 합니다.



오늘 내가 헛되이 보낸 시간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입니다.

시간의 아침은 오늘을 밝히지만
마음의 아침은 내일을 밝힙니다

열광하는 삶보다 한결같은 삶이 더 아름답습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에게서나 배웁니다.
부족한 사람에게서는 부족함을,
넘치는 사람에게서는 넘침을 배웁니다.

스스로를 신뢰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 성실할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일이 잘 풀릴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살다 보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것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소금 3퍼센트가 바닷물을 썩지않게 하듯이
우리 마음 안에 있는 3퍼센트의 고운 마음씨가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수선화 2003.01.04 14:03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많은 상황과 사람 앞에서
내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때..

언젠가 읽었던 선인들의 삶의 철학이 담긴 지혜나 내가 믿는 신앙이
내게 용기를 줄 수 있는 큰 힘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기에..
의미 깊은 좋은 글로 새롭게 일깨워 주심에 거듭 감사드리며..

별님도..
새 해 뜻하는 모든 일들 위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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