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여섯> 쓰러진 술병 위로
가을의 끝자락에서 간간이 성긴 눈송이가 날리다 멈춘다.
하늘을 한 번 쳐다본다.
자고로 요즘 같은 계절에는 술맛이 난다.
아니 술맛이야 그대로겠지만 음주자의 심사가 그러하고 분위기가 그러할 것이다.
서서히 모임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참고로> 이 몸이야 워낙 게으른 탓으로 그 흔한 계모임 하나 없다. 게다가 참석하는 모임도 <초등학교 동창회>가 유일무이한 모임이라고나 할까. 앞으로 <내 마음의 노래> ‘동호회는 참석해 보고 싶지만 시간적 공간적 제약으로 만만치가 않다. 장소가 대구이든가. 시간이 저녁 7시라면 가능하겠지만..
『게으른 자유주의자』는 집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게으른 자유주의자』가 술을 끊은 책임은 전적으로 동거인 <염소>의 탓이다. 모르는 사람은 <염소>가 아내가 술마시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으로 오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염소>는 오늘도 약간 비틀거리면서 잽싸게 아파트 통로를 오른다. 오른손에는 맥주 한 병이 들려져 있다. 자신은 소주를 잘 마시는 편이지만 술친구를 생각하여 맥주를 들고 오는 것이리라. 하지만 아무리 술잔에 술을 따라 놔 봐라 마시나. 집안을 오염시키는 술 냄새가 싫고, 그의 수다와 억지에 분노한다. 무엇보다 자녀들에게 무너지는 인격의 그 허무함에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우리 집 <염소>는 이 몸과 술잔을 기울이며 도란도란 얘길 하길 바란다. 하지만 돌아선 마음이 되돌아가긴 힘들 것 같다. <염소>는 그리울 것이다. 『게으른 자유주의자』의 재능이. 재능이라 함은 부담 없는 외모는 이종사촌 쯤 되어 보이고, 적당한 입담은 지루하지가 않다. 그리하여 대학 시절부터 각종 삼삼오오 모임에는 복학생 재학생을 막론하고 꼭 나를 끼워서 행사를 연다. 그런 관계로 동창생들이 나를 마치 게시판인 양 각종 소식을 물어온다. 움직이는 게시판.
<염소>의 친구 아내이자, 나의 대학동창인 <상궁>은 나와 <염소>의 전화 통화를 듣더니만
“너 그러고도 안 쫓겨나고 시집 사나?”
우려의 눈초리로 쳐다본 적이 있다.
각설하고, 일 년의 끝자락에서 술자리는 시작된다.
40대 후반에 들면서 앞으로의 살아갈 날을 헤아려 서울이고 부산이고 멀다고 불평하지 않고 코흘리개 적 동무를 찾아 다들 모였다. 점심을 먹고 맥주 두 잔을 마신 후, 이른 시간이지만 2차로 유흥업소로 옮겨 가기 전 사정상 자리를 빠져 나오는 『게으른 자유주의자』를 배웅하려 팬 대여섯 명이 따라 나왔다.
12월 초순, -겨우 자녀를 중학교 졸업시키려는 본인의 처지를 무색케 하며 - 한 동창이 <장모님>이 되신다고 한다.
그곳에서의 술과 만남을 기약하며.
가끔씩 떠오르는 ‘마빈 도케이어’의 『탈무드』중 <술의 기원>을 옮겨 본다.
이 세상에서 최초의 인간이 포도밭에 씨앗을 심고 있었다.
이때에 악마가 나타나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고 물었다. 인간이
“멋진 식물(植物)을 심고 있지!
라고 말하자 악마는
“이런 식물은 본 일이 없는데...”
라고 말했다. 인간은 악마에게,
“이것은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열매가 열려서 그 즙을 마시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라고 말했다.
악마는 자기도 한 몫 끼워 달라고 말하면서 양과 사자와 돼지와 원숭이를 데리고 와서, 이 네 마리 짐승을 죽이고 그 피를 거름으로 쏟아 부었다. 그래서 포도주가 생겼다.
처음 마시기 시작할 때에는 양처럼 온순하고, 좀 더 마시면 사자처럼 강하게 되고 그보다 더 마시면 돼지처럼 더럽게 된다. 너무 지나치게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한다.
이것이 악마가 인간에게 준 선물이다.
이곳은 『음악』과 『시』가 존재하는 품위 있는 공간.
이『게으른 자유주의자』가 품위를 손상시키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술 마시는 사람의 향기에 따라, 술친구가 누구냐에 따라 얼마나 분위기가 바뀌는지 모른다.
쓰러진 술병 위로 <목마를 탄 숙녀의 옷자락>을 다시 얘기할 수 있을까?
하늘을 한 번 쳐다본다.
자고로 요즘 같은 계절에는 술맛이 난다.
아니 술맛이야 그대로겠지만 음주자의 심사가 그러하고 분위기가 그러할 것이다.
서서히 모임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참고로> 이 몸이야 워낙 게으른 탓으로 그 흔한 계모임 하나 없다. 게다가 참석하는 모임도 <초등학교 동창회>가 유일무이한 모임이라고나 할까. 앞으로 <내 마음의 노래> ‘동호회는 참석해 보고 싶지만 시간적 공간적 제약으로 만만치가 않다. 장소가 대구이든가. 시간이 저녁 7시라면 가능하겠지만..
『게으른 자유주의자』는 집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게으른 자유주의자』가 술을 끊은 책임은 전적으로 동거인 <염소>의 탓이다. 모르는 사람은 <염소>가 아내가 술마시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으로 오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염소>는 오늘도 약간 비틀거리면서 잽싸게 아파트 통로를 오른다. 오른손에는 맥주 한 병이 들려져 있다. 자신은 소주를 잘 마시는 편이지만 술친구를 생각하여 맥주를 들고 오는 것이리라. 하지만 아무리 술잔에 술을 따라 놔 봐라 마시나. 집안을 오염시키는 술 냄새가 싫고, 그의 수다와 억지에 분노한다. 무엇보다 자녀들에게 무너지는 인격의 그 허무함에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우리 집 <염소>는 이 몸과 술잔을 기울이며 도란도란 얘길 하길 바란다. 하지만 돌아선 마음이 되돌아가긴 힘들 것 같다. <염소>는 그리울 것이다. 『게으른 자유주의자』의 재능이. 재능이라 함은 부담 없는 외모는 이종사촌 쯤 되어 보이고, 적당한 입담은 지루하지가 않다. 그리하여 대학 시절부터 각종 삼삼오오 모임에는 복학생 재학생을 막론하고 꼭 나를 끼워서 행사를 연다. 그런 관계로 동창생들이 나를 마치 게시판인 양 각종 소식을 물어온다. 움직이는 게시판.
<염소>의 친구 아내이자, 나의 대학동창인 <상궁>은 나와 <염소>의 전화 통화를 듣더니만
“너 그러고도 안 쫓겨나고 시집 사나?”
우려의 눈초리로 쳐다본 적이 있다.
각설하고, 일 년의 끝자락에서 술자리는 시작된다.
40대 후반에 들면서 앞으로의 살아갈 날을 헤아려 서울이고 부산이고 멀다고 불평하지 않고 코흘리개 적 동무를 찾아 다들 모였다. 점심을 먹고 맥주 두 잔을 마신 후, 이른 시간이지만 2차로 유흥업소로 옮겨 가기 전 사정상 자리를 빠져 나오는 『게으른 자유주의자』를 배웅하려 팬 대여섯 명이 따라 나왔다.
12월 초순, -겨우 자녀를 중학교 졸업시키려는 본인의 처지를 무색케 하며 - 한 동창이 <장모님>이 되신다고 한다.
그곳에서의 술과 만남을 기약하며.
가끔씩 떠오르는 ‘마빈 도케이어’의 『탈무드』중 <술의 기원>을 옮겨 본다.
이 세상에서 최초의 인간이 포도밭에 씨앗을 심고 있었다.
이때에 악마가 나타나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고 물었다. 인간이
“멋진 식물(植物)을 심고 있지!
라고 말하자 악마는
“이런 식물은 본 일이 없는데...”
라고 말했다. 인간은 악마에게,
“이것은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열매가 열려서 그 즙을 마시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라고 말했다.
악마는 자기도 한 몫 끼워 달라고 말하면서 양과 사자와 돼지와 원숭이를 데리고 와서, 이 네 마리 짐승을 죽이고 그 피를 거름으로 쏟아 부었다. 그래서 포도주가 생겼다.
처음 마시기 시작할 때에는 양처럼 온순하고, 좀 더 마시면 사자처럼 강하게 되고 그보다 더 마시면 돼지처럼 더럽게 된다. 너무 지나치게 마시면 원숭이처럼 춤추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한다.
이것이 악마가 인간에게 준 선물이다.
이곳은 『음악』과 『시』가 존재하는 품위 있는 공간.
이『게으른 자유주의자』가 품위를 손상시키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술 마시는 사람의 향기에 따라, 술친구가 누구냐에 따라 얼마나 분위기가 바뀌는지 모른다.
쓰러진 술병 위로 <목마를 탄 숙녀의 옷자락>을 다시 얘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