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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층계를 밟으며

미스바 0 1581
사람들은 저마다 신념의 굳은
삶의 층계를 밟으며
정상을 향하여 날마다 오른다.

주일이면 찾는 이 없는
개척교회 층계엔
유난히 힘든 하늘이
표어처럼 이상(理想)을 노래하고,

새벽이면 신문 배달부의
희망의 관절을 꺾어버릴 듯
삶의 층계는 칼날처럼 날카로운데,

아내는 악착 같이 삶의 층계를 밟으며,
골고다를 향하는 예수 그리스도에처럼
순종하듯―
제 몫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오른다.

누구라도 걷는 만큼 오를 수 있는
삶의 정상을 향하여,
개미 같이 쉬지 않고 오르고
또 오르면―
거기엔 죽음의 문(門)이 있을 뿐인데,

오늘도, 삶의 층계를 밟아 오르는 아내의
지친 등을 <하늘가는 밝은 길이>의
빛나는 표어가 희망처럼 떠밀며
<어서 가자!> <어서 오르자!> 재촉을 한다.





2003년 제주에서  謝/恩/金/光/善시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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