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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고 싶은 편지는

장미백송이 0 1382
내가 쓰고 싶은 편지는 '잘 지내시죠? , 저도 잘 지내고 있어요' 이런 가벼운 안부 인사가 아닙니다.

그래서 당신처럼 그냥 쉽게 쓸 수가 없습니다.

내 안의 헛된 열정이 편지를 쓰고 싶게 하지만, 그 헛된 열정이 인정받을 수 없는 상황은  더 이상 편지를 쓸 수 없게 합니다.

지난 봄 함께 바라보았던 목련꽃 희뿌연 꽃등불을 지금 혼자 바라봅니다.

그것은 잠깐의 연애감정과 분명히 다른, 어떤 열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헛된 열정에 휩쓸리지 않을 만큼 시간이 흘렀군요.

지금 쓰고 있는 편지 역시 당신에게 보낼 수는 없겠지요.

이것이 시작입니다. 절제의 시작이고, 성숙함의 시작이고, 그리고 이별의 시작입니다.
.
.
.

그러나 여전히

당신이 있는 짧은 시간은 강렬한 유혹이고,

당신이 없는 시간은 견디기 힘든 기나긴 그리움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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