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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마라도에 닿거든

흰들레 1 2093
      마라도에 닿거든 되돌아 제주를 보라
      거기
      일렁이는 물결 위
      한라산 위로 떠나온 만큼의 시간이 출렁일 것이다

      마라도에 닿거든 왼쪽 절벽을  보라
      밀려오는 물결 거듭 깨어지되
      변하지 않는 마음 속 시간까지 꿰뚫어 보라

      마라도에 닿거든
      왼쪽으로 펼쳐진 풀밭
      아주 낮게 속삭이는 강아지풀
      그 낮은 기막힌 사연을 들어 보라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그릴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려거든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 앞에 서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소리를 그려 보라

      바다와 물결
      온몸으로 부딪히는 바람
      영혼까지 뜨거운 마음을 파도 위에 띄어 보라

                                              -시집 <<진또베기의 노래>>에서 
1 Comments
유성-━☆ 2003.02.22 08:59  
  평소에 이 시를 감상하면서 마라도를 가보고 싶었는데
오늘 다시 대하니 마라도뿐 아니라 제주도 에도 가고 싶군요
쪽빛 바다와 일렁이는 파도가 마냥 그립습니다
성산포에 유채꽃도 이제 곧 반발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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