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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씨의 미학 1

문화게릴라 5 935
홀씨의 미학 1

바람, 그대가 미쳐서 날뛰면
그 모든 세상이 미치는 줄 알겠지만
꼭 그러하진 않습니다
그대가 광분하여 날뛰면
이 세상의 그 모든 것이 부러지고, 깨어지고,
쓰러질 것이라고 생각할 테지만
꼭 그렇게 되진 않습니다

잔혹한 바람,
그대의 그 광분 안에서도
끝끝내 흩어지지 않고 뭉쳐 다니면서
여전히 자신의 언어와 자신의 향기를
이 세상에 퍼뜨리고 다니는
홀씨들이 있으니까요
그대가 광분하면 광분할수록
저 황홀한 비상과 유혹의 능선을 지나
마침내 찬란하게 피어 오르고야 마는
한 무더기 야생화들의 외침이
거기 있으니까요

문화게릴라 시인 박재곤 지음

5 Comments
나비 2004.06.23 23:48  
  녜! 복수초는 눈속을 뚫고 피어난답니다.
저마다 자기 몫이 있음을....
노래천사 2004.06.24 11:50  
  조물주가 창조물은 어느 것 하나 기획되지 않은 것이 없군요. 자기 중심 주의로 욕하고 두려워 하고 미워하는 것이겠지요?
바 위 2004.06.25 15:30  
  이런 시 앞에 서면
마냥 그냥 좋습니다...

복수초 던가요 ...?
백두산 찾은
그 십여년전  유월 삼일 천지는 눈 세상 이었고
오르던 길에 눈가에서 가만히 맞던 노란꽃...
야생화며 내 피안 깨우쳐주는 꽃 이름
안내 하더 연변 미스전한테 물으니 뭐라 했는데...
잘 모르 둣 하여 백두산 꽃이라 일행이 웃어 넘기던 무지가 웃네요...
存 시는 고마움의 홀씨가 됩니다...

문화게릴라 2004.06.25 17:53  
  우리들이 잘 모르는 존재들에게도 나름의 삶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을 테지요
그러나 그러한 소외의 존재들을 획일주의적 억압이나 힘의 논리에
의한 표준화 강요가 얼마나 많은 수중한 존재 가치를
괴롭히는 것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소외된 그들은 결코 죽지 않죠...
그들 힘의 논리를 내세운 표준화와 획일화를 비웃듯
그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깨우치죠....
근데...휘귀 동물은 보존하자고 난리이면서, 왜 소외된 존재를
표준화로 말살시키려 하는지...
역시 돈의 바람은 너무 거대한 힘의 광기 같아요...
밝은미래 2004.07.10 14:10  
  바람, 광분, 잔혹, 미쳐서, 등등의 언어가 있으면,
홀씨, 한무더기,  야생화, 향기  등등의 언어도 있다고요.
삶에는 상반됨이 언제나 함께 할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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