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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코끼리꽃

화지 0 884
물만 주면

흙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간간히 영양제를 놓고

병든 잎 다듬고

따스한 손길과 눈길 스미어

아름다운 음악 들려 주면

너는 꽃 되는 줄 알았다.



묘목에서 나무로 커 갈때마다

가시만 늘려가던 너는

애간장 다 녹도록 꽃될 줄 모르더니

어인 일로 어젯 밤

홀로 꽃을 피웠느냐.

가시 옆에 여리디 여린 꽃 피워내고

연홍색 물을 들였느냐.



우연히 옮겨 준 자리에

한 줌 햇볕 들었었구나

필요한 건 빛이었던 게지.

가시조차 꽃인양 하여

나의 인생이라는 나무도

네 옆에 심고 가만히 눈 감는 아침은

저녁처럼 고즈넉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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