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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이종균 13 1080

고독
     

산은
제 가슴 후벼

깊은
계곡을 만든다

흰 구름
깃들이라고.
13 Comments
김형준 2007.03.04 22:40  
  먹구름 낀 산이 저토록 검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 펼쳐진 계곡들의 신비,
그곳에 구름이 들어와 휴식을 하다가
바람이 밀어주면 제갈길로 다시 가는 군요.

구름은 하늘에 떠있어야 제자리에 있는 것인데
때론 사람들의 이맛살에도 들어 왔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이에도 끼어들었다 하는군요.

산은 퍽도 참을성이 많은 친구입니다.
먹구름도, 뭉게구름도, 비구름도, 꿈의 구름도
다 말없이 품에 안고 사랑을 하다가도
가겠다고 하면 군말 없이 두 팔 벌려 보내주는 것을 보면요.
김형준 2007.03.04 22:43  
  소요산의 구름이 저도 기다리고 있는데
토요일이란 시간은 이미 절 꼼짝 못하게 묶어버렸습니다.

한 번도 다녀 오지 못한 근교의 다정한 산에게
너무도 미안해서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어린 아기의 잘 생긴 엉덩짝처럼이요.
같이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즐거이 담소하며 걸으실 모습이 눈에 가득 들어옵니다.
두, 세 분은 얼굴도 보이고,
그 외의 분은 가면이 얼굴을 덮고 있습니다.
아마 평생 한 번도 못 본 분들이기에
마음이 그림을 그려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모니 2007.03.05 04:56  
  고독을 느껴 본 사람만이 고독을 아는것 같습니다.
함축된 언어 속에
고독이 머물러 있네요.^^
정우동 2007.03.05 07:58  
  上善若水
          - 樂山樂水者 -

물은
낮게 흘러
산을 높이고
바다에 이르러
온가지를 보듭습니다


.
sarah* 2007.03.05 10:19  
  ..삶의 여정중에 고독이 깃들이지 않는다면... 
아마도 燥症으로 푸석거릴테죠
어머니 같은 산이 넉넉하게 품어안은 흰 구름이
후벼낸 가슴에 깃들어 쉼을 얻으면...
말없는 산의 목마름에 윤기를 얹고 흘러갈테죠
권혁민 2007.03.06 05:19  
  님의 고독속에 저의 고독을 조용히 내려 놓습니다.
이종균 2007.03.06 07:27  
  김 박사님!

가끔 평일에라도 근교 등산번개 모임 할까요?
'산에서의 대화'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정우동 선생님!

요산 요수라는데...
자연을 사랑하기보다
어쩌면 나는 자연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욕심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종균 2007.03.06 07:32  
  하모니 선생님!

선생님의 닉에서처럼
그 마음에서도 울림이 내 맘에 전해지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권혁민 선생님!

가족사진을 봤습니다.
결코 고독 같은 걸 찾아볼 수 없는...
이종균 2007.03.06 07:35  
  사라 선생님!

언제나
한 발자국 떨어져서
전체를 정관하시는 안목에
늘 감탄하곤 합니다.
김형준 2007.03.06 21:26  
  이선생님,
번개등산 제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현재로서는 등산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 연 2007.03.07 14:21  
  선생님
시에 들면은...

산 감도는 물 마음 보이는듯 합니다.

산마음 깊다하고  골 물소리 이르지요 !

산에서 봄을 읽는마음 그려봄도 즐거움입니다.


고맙습니다...
이경종(유랑인) 2007.03.07 19:29  
  외로움은 자기 안의 외로움이 제일 큰거 같습니다.
순간 순간 깃들이는 흰 구름도
결국 내 안의  빈 계곡은 영원히 감싸 안을 수 없는 듯 싶네요~ 
고독과 함께 할 수 밖에는요~~  좋은 글 새겨봅니다.
이종균 2007.03.08 07:01  
  이경종 선생님!

참으로 고독하다는 것은
참으로 자유함을 얻는 것 아닐른지 모르겠습니다.

'유랑인'이란 닉에서
어쩐지 고독과 자유 그리고 예술이 느껴지는 것은
내 타고난 유랑 본능 때문일까요?

몸은 늘 좁은 방 의자위에 앉아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하늘을 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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