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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상인(商人)의 능사(能事).

권혁민 0 965
나는 오늘도 반도체를 샀다.
그리고
새로 산 것을 내 창고에 실어와 가득 채웠다.
개미가 먹이를 물어 나르듯.
이제 나의 창고는 더 이상 채울 수 없을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래도
이를 바라보는 나는 사고 싶은 물건을 샀다는 포만감보다는
또 다른 배고픔과
허기를 또 느낀다.

잘 사는게 능사일까?
잘 파는게 능사일까?

잘사고
잘파는게
진정한 상인으로서는 능사이건만.

요즈음은
이게 그리 쉽지가 않다.
 
그래도
신은 내게 집요함과 성실함을
덤으로 주신 듯 하다.
능사로는
이것이 최고의 덕이러니 생각하니

배고픈 허기에서 조금은 갈증을 벗어난 듯 하다.
목말라 단내나는 내 입이 오히려 더 사랑스럽다.

머리로만 사업 하지마라.
마음으로 내가 하는 일을 더 사랑하여라.
이런 생각이 요즈음
내 귓가에 누군가 자꾸 속삭인다.

좋은 시를 많이 읽고
아름다운 우리가곡을 많이 부르니 이런 말도 들을 귀를 갖는가 보다.

아내는
이런 내게 "당신 노래 안 했으면 어쩔뻔 했어요?"

축쳐진 남편의 어깨는
아내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여태 한번도 보이지 않았다.

노래로 우니
아내는 그냥 슬픈 노래를 부르는가 생각하리라.
아이들은 아빠가 오늘도 밖에서 돈 많이 벌어 기분 좋아서 저러는 줄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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