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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강봉환 0 907
장맛비

松花 강 봉환

고요마저 억눌린 하늘바다
기다림에 지친 나의 세레나데에
마침내 나는 하염없이 젖는다.
뻥 뚫린 듯 퍼붓는 성깔로
온 세상 뿌려대는 소나타 세례
삶의 오염을 씻기움 하는 거다
씻겨도 씻어도 벗어날 수 없던
내 안의 묵은 때 숭덩 잘려나가고
다시금 피안[彼岸]의 원시[原始]로
지금 하염없이 젖어만 가고
대지를 낳고 그곳에 나를 심으며
이제 새로이 태어나는 거다
씻기움 받고 태어나는 거다
그곳에 또다시 새 생명을 뿌리며
너의 그 앙칼진 성깔에 태어나며
대지에 드디어 일어서는 거다.


피안[彼岸]: 불교에서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열반의 세계에 도달하는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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