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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의 밭에

김건일 0 1940
내 꿈의 밭에



김건일




지난 여름의 폭우와 장마는
싱싱한 배추와 상추와
싱싱한 꿈과 희망을
순식간에 흙탕물로 바꾸어 버렸다


거름을 주고 밭이랑을 만들고
풀이 안나게 비닐로 흙을 덮어서
비닐에 구멍만 송송 뚫어서
구멍 하나에
꿈 하나 희망 하나
알뜰하게 심었는데


그래서
구멍 마다 파란 씨앗이 돋아 파란 희망이 솟아
시장에서 돈을 만들어
땅도 사고 집도 짓고
아이들 학교도 보내고
꿈의 동산을 만들려고 했는데


폭우가 성난 폭우가
미친듯이 사정도 없이
하늘이 뚫렸는지 쏟아져 내려
하루도 멈추지 않고
몇날을 계속 내려
싱싱하던 채소가 다 녹아내렸다


자연의 폭력 앞에서
손도 한번 쓰지 못하고
아아 나의 꿈 나의 생명 나의 채소
싱싱한 꿈은 순식간에 사라 졌다.


다시 흙탕물이 된 밭을
다시 경운기로 갈아
밭이랑을 만들고 풀이 안나게 비닐로 덮고
다시 구멍을 하나씩 뚫고
다시 꿈을 다시 희망을 심어보며
다시 새로운 출발을 시도 한다 나는


내 꿈의 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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