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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이야기

김건일 1 1214
개 이야기 / 김건일

 

그 개를 생각하니 미안하다

내 詩에 곧잘 등장하던

시골집의 그 개

 

가난하던 시골생활 십 수년 동안

해마다 두 배의 새끼를 낳아

조금은 생활에 보탬을 주던 그 개

 

논에 갈 때나 밭에 갈 때나

집을 지키라고 아무리 좇아도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던 그 개

 

한번은 제 멋대로 새끼를 데리고

산에 마실을 갔다가

여우 잡는 올가미에 걸려

초주검이 되었던 그 개

 

서울로 이사올 때

그 개를 데려올 수 없었다

늙기도 늙었지만

자유롭게 뛰놀던 그 개를

모가지 묶어서

서울로 데려올 수 없었다

 

고향 시골집에서

처남과 같이 사는 그 개

서울에 눈오는 날

그 개가 보고 싶다
1 Comments
송인자 2015.03.22 00:25  
추억이 많은 개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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