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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마산영남 우리 가곡부르기를 다녀와서-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다

박성숙 0 1069
황덕식 선생님의 소개로 이 싸이트를 알게 되어 가끔 들러 가곡도 듣고

회원님들의 활동모습을 보긴 했지만 참석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어제 싸이트에 들러 모임이 있다는 걸 알고 불현듯 참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마다 40여분 걸어 출근하다 보니  복장도 운동복 차림이고 혼자 가자니

쑥스럽기도 하고..

그러다 김경선 원장님이 접속해 계시길래 이런 복장으로 가도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편하게 오라고 하셔서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황선생님하고 만나서 같이

들어가기로 약속을 하고 나 먼저 퇴근할꺼니까 외근나가는 남편한테도 되도록

일 빨리 마치고 들어오라고 독촉을 했다.

시간 맞춰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일이 늦어져 시간에 맞춰 못 갈 것 같아

애가 타던 중 혹시나 싶어 오늘 가게 문 일찍 닫고 나 좀 데려다 달라고 하니

이게 웬일? 쉽게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차가 밀려 시간에 좀 늦게 도착하니

노래가 이미 시작된 강당은 분위기가 화기 애애하고 모든 분들이 처음 뵌 것 같지

않고 어색하지도 않아 남편과 마음껏 목청 높여 노래 했다.

배워보고 싶은 노래 "비"는 작사자 , 작곡자 선생님들의 한 말씀을 듣고 불러 보니

더욱 마음에 와 닿는 듯 했다.

이대호 선생님의 열창에 어쩌면 저리도 노래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피곤해서  잘 못 했다고 하는데 그럼

잘하는 노래는???

바이올린 학원의 아이들의 연주에 맞춰 부른 노을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게 하는

듯 했다. 장기홍 선생님의 열정어린 지도에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순서대로 노래를 다 마치고 나오려는데 내 옆에서 노래하던 어떤 남자분이

뒷풀이하는 성미로 오란다. 선뜻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뒤에 있던 여자분이

성미에 오면 자기 노래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남편한테 물어보니 선뜻

가겠다고 한다. 오메!! 오늘 이 남자 나를 여러번 놀라게 하네???

성미로 가니 푸짐한 음식이 반긴다. 오신분들이 서로 인사하고 담소하고..

잠시후에 벌어진 노래향연에 우린 푹 빠져 들 수 밖에 없었다.

와~~ 정말 다들 대단하셨다.

이 모임이 노래 부르는거 좋아 하는 사람들 모임이 아니고 노래 잘하는 사람들

모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들송 하시는 두분, 어떤 남자분 이름은 전 성용님이고 어떤 여자분은 파트라

클레오파트라란다. 이미지하고 딱 어울린다.

정말 요들도 잘 하시고 말씀도 어찌나 재밌게 잘하시던지..

처음 온 사람 노래하라고 해서 얼떨결에 노래시간에 불렀던 노을을 남편과 함께

불렀는데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은 것 같아 부끄러웠다.

피아노 반주와 기타 반주에 어우러져 울려퍼지는 아름다운 멜로디에 흠뻑 젖어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으면 어떠랴 싶어 크게 따라 불렀다.

파트라님의 유혹(?)에 넘어간 보람이 있었다고나 할까???ㅎㅎ

남들앞에 나서기 별로고 모임에도 잘 가지 않으려고 하는 남편이 나오라면 나가고

부르라면 부르고 하는 모습에 이 남자가 이 분위기에 완전히 빠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 혼자 왔으면 이 자리에 오지도 못했을텐데 남편과 함께 해서

좋았고 이름을 일일이 다 거론하지 않아도 참석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깊어가는 가을밤이 행복하기만 했다.

성미에서의 자리를 마치고 모든 분들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남편한테 어거지지만

나 따라 오기를 잘했지? 하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음악으로 하나되어 함께 했던 모습들이 지금도 너무나 아름답게 기억된다.

이 모임을 위해서 수고하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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