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아! 그대의 찬 손

현규호 12 1288
이 글은 전적으로 가곡교실이 어떻게 진행됐나 궁금해서 싸이트 여기 저기를 섭렵하실 지도 모르는 산처녀 님, 김메리 님, 노을 님, 요들 님, 그리고 말레시아 의 이니 님을 위해서 몇 자 적어보는 것이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탓하지 마시기 바람니다.

지난 달에 배워보실 노래 '한 잎의 그리움'의 배경 얘기는 작곡가 한지영 님의 얘기가 아니고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눈에 띄어 가지고 온 노랫 말에 작곡을 한 것이라는 사회자 임승천 님의 정정 발표가 있었다. 본인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에 조금은 실망했지만 그래도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 가을을 맞는 내겐 아무 때고 흥얼거릴 정도로 친숙해져 있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이제 결실의 계절이 왔다. 추수를 기다리는 황금 벼가 그 처럼 탐스러울 수가 없다. 산에 올라 바라본 들녘은 풍년을 예악해 놓은 듯하다. 거저 배가 불러온다. 난 무엇을 맺었나? 익으면 숙으러들 줄도 알아야 하는 데 조그만 일에도 팩하고 토라지는 내 모습은 영낙없는 꼿꼿이 고개들고 있는 가라지가 분명하다.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아침 저녁으로 좀 을씨년스런 느낌마져 받는다. 가곡교실에 참석하신 아는 분들의 손을 잡는 순간 차가움을 느낀다. 아! 그대의 찬 손....
매몰차던 아내들이 밍크 코트 기대감에 남편에게 사근사근해지는 계절이 이 때라고 오 헨리는 말하지 않았던가... 오숙자 본부장 님의 니트 코트가, 바리톤 임준식 님의 머플러가, 예쁜이의 롱 부츠가 낯 설어 보이질 않는다. 그렇다. 가을의 콘셒이 분명하다.

시와 노래가 만나는 것은 제일의 창작이요, 이 노래를 불러 줄 가수가 있는 것이 제이의 창작이고, 제삼의 창작은 이 노래를 널리 퍼지게 할 우리 내마노 회원들의 몫이라고 오숙자 본부장께서는 말씀하신다. 어떤 모임에서도 동료의 쪼크 없이 우리 가곡이 불려질 날이 왔으면 좋겠다.
특별 연주자로 나오셔서 산촌(이광석 시/조두남 곡)과 tosti 의 non t'amo piu 를 불러주신 테너 최태성 교수께서 - 님 자를 붙이지 않는 것은 원래 직함 다음에는 생략하는 것이 표준어라는 말씀이 있으셨기 때문임. 그런데 대통령 님이라고 하는 장관들도 계신 데 ... - 이태리어로는 세계 각국에서 칸소네가 불려지는 것처럼 한국어로 가곡이 전 세계적으로 불려질 날이 오기를 꿈 꾸신단다.

임준식 님이 들려주신 백만불 짜리 팁 하나. 한국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어 목이 앞으로 나왔단다. 목이 앞으로 나오면 어깨가 결리고, 어깨가 결리면 성대에 무리가 가고, 그러면 소리가 제대로 나올 리가 없단다. 그러니 자연스런 소리로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제자리로 원 위치 시켜야 한단다. 즉 바른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곡교실에서나 들을 수 있는 팁이니 참고하시란다.

이 달에 배우실 노래 '이별의 끝'의 작곡가 윤교생 님의 작곡 배경도 좀 듣고 싶었고, 지난 번에 참석 못하신  한지영 님의 변명도 듣고 싶었고, 모처럼 걸음하신 싸이트 운영자 정동기 님의 수고로움의 말씀도 듣고 싶었는 데, 그냥 인사로 넘어간 것이 좀 아쉬웠다.

갤러리 더 스패이스의 벽면을 장식한 아담한 그림들로 해서 지난 번의 삭막하기만 했던 감정이 많이 지워지긴 했지만, 몇 개의 철제 테이블이 놓여지긴 했지만, 그래도 모짜르트 까페에서 느꼈던 정겨움을 , 아늑함을 압도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12 Comments
요들 2005.10.25 16:11  
  목 늘어나고 눈이 짓무르고...
하루 종일 여기 저기.. 행여나 후기가 올라오나 ...
지금 마감중이라 바쁜 와중에도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아
얼마나 힘이드는줄  작은 오빠?는 아시나요...??
어여, 어여 올려주셈... ^)^*
이 니 2005.10.25 16:25  
  현선생님~~~
여기 멀리있는 저도 서생님 후기가,
사슴목이 되도록 기다려진답니다.
감사합니다...............^&^
해야로비 2005.10.25 18:05  
  분명...어제 옆에 계시던 현규호선생님을 생각해보면...분명, 후기가 있을터인데..왜 아직도 안 올라오나...들락, 날락,....

아늑한 맛은 적어도...좋은 울림안에서...조금은 어수선해도....더 많은 분들이 오시는것 같아서...위안을 합니다.
특히나....갤러리 더 스페이스의 사장님의 노래를 또 들을 수 있으니...
그리고, 그 멋진 노신사분의 피아노연주는....부러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산처녀 2005.10.25 18:49  
  어제 오늘 병원에서 재검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죠 .
검사 마치고 오후에 상경할까 했더니 어쩐 혈압이 나이 먹은 덤으로 올라서 24시간 체크를 한다고 책만한 통을 하나 목에 걸어주어서 무겁고 볼상 사나워서 포기하고
어제 오늘 현선생님 말씀대로 이곳 저곳 기읏거렸더니 책을 많이 보아서 아닌
기다림에 사슴목이 되였는데 ....
어찌 그리 산처녀의 마음을 직시 하셨는지요 ?
후기 많이 기대 합니다 .
philip 2005.10.26 09:21  
  현규호님의 후기 감사합니다..
저는 지난번에 결석해서 새로 둥지를 튼 스페이스는 이번이 처음인데,
쉽게 잘 찾았습니다.
워낙 안내 지도를 잘 해주셔서...ㅎㅎ
서들비 2005.10.26 11:01  
  어디가서 그렇게 [질러]볼 수 있겠어요.
맘 껏 지르러 오세요.
담엔.
그리고 가만히 자신의 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
행복한 가을 되시기 바랍니다.
旼映오숙자 2005.10.26 13:28  
  현규호님의 소상한 리뷰...
옳고 옳은 내용에 그렇지, 그럼,  하는 추임세가 절로 납니다.
현규호님 과 바다님의 글을 읽고 평소에 마음깊이 간직했던 사연을
....붙이는 글....로 대신 하였습니다.

참, 산처녀님 병원에서 검사라니요...?
어디가 아프신지도 몰랐습니다, 괜찮으신가요...?
저역시 수십년을 악보 그리는 일에 매달리어
목과 어깨가 심각 할 정도로 나쁘답니다.
틈틈히 운동도 시작 했습니다만...
누구 좋은 처방 있으면 알려주세요,,,ㅎㅎㅎ 정말.

건강하세요~ 산처녀님 !
산처녀 2005.10.26 18:19  
  오교수님 염려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건강 검진을 했더니 조그만한 재검 하라는
 통지 받고 병원에 갔다 왔읍니다 .
별거 아닐것 같은 예감입니다
해야로비 2005.10.27 16:02  
  산처녀님~~분명 별일아닐것으로 믿겠습니다.
다음달엔....스페이스에서 뵐 수 있기를...
김메리 2005.10.27 18:19  
  구래도 우리의 정서는 직함뒤에 님~~을 안붙이면 건방져보이는걸 워쩌요~ㅎㅎ
윤교생님의 이별의 끝 배웠다구요?
제가 요즘 잘부르는 한잎의 그리움 한지영님도 오셨다구요?
사슴눈을 닮은 운영자님은 무슨 말씀을 하신건데요?
아기자기 꾸며지고 있는 교실 공간도 담달이면 더 예뻐지겠군요
카리스마 넘치는 싸장님 노래가 또 올매나 씨원했을까요~~
근향 2005.10.29 17:03  
  꼭 가고 싶었지만 참석치 못해 무척 궁금했었는데 선생님의 글을 보니
그날의 정다운 모습이 그려지네요. 감사합니다.
더구나 너무도 큰일 하시는 운영자께도 참석하셨군요.
수고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내마노는 건재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모두들 건강하세요.

노을 2005.11.10 16:23  
  선생님께서 올려주시리라 믿고 있었지요.
바빠서 읽고만 나가 맘에 걸려 한 자 남깁니다.
가곡의 밤이 열리는 장소
멀어진 까닭에 다음 참석도 불투명하니
이참에 다음 후기 부탁까지 해버릴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