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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에 강한 놈.

권혁민 12 765
턱 밑에 수 주간 기른(수염이래받자 손가락으로도 셀수 있을 정도로 듬성듬성난 볼상 사나운 그런 수염)수염을 어제밤 안방 화장실에서 깨끗이 밀었다.
처음에는 이놈의 수엽같지 않은 수염들이 제법 깍이지 않으려고 버티기라도 하는듯 내게 대항하다가 그만 비누를 칠하고 면도기 날에 힘을 다소 가하니 그냥 맥없이 포기하고 밀리고 만다.

그렇다.
난 적어도 이런 놈이다.
작년에는 부르는 노래(그대 창밖에서,황홀한 기다림)의 컨셉을 위해 파마도하고,
올해는 부르는 노래(압해도와 석굴암)를 위해 턱수염을 기르는 정말 아무리 말려도 못 말리고 말 그런 녀석.
-고집불통이 바로 나다.

그렇다고 줄곧 외양(外樣)만 고집하면 정말 욕먹고 집에서 쫒겨날 일이다.
나의 소리변화를 위해 노력을 한다.
노래의 발전을 위해 정말 눈물 겨운 나 스스로 고전분투 하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탁구공을 입안에 물고 다니며 입안의 공간을 확보하는 훈련을 하고,
가사를 소리나는대로 적어 벽마다 붙여 놓고 오가며 수차례 읽고 또 읽는 반복을 거듭하고,
디지털 메트르놈에 마추어 출근하는 차안에서 무반주로 노래를 부르며 출근하고,
근무하다가도 갑자기 뭔가가 머리 속이나 입안에서 떠 오르는가 싶어면 디지탈 피아노 앞으로 달려가 건반을 띵띵 한번 눌러도 보고,보면대에 놓인 악보를 펼치고 노래하다가 그만 옆사무실로 사람들로 부터
급기야 "좀 조용히 해달라고 항의를" 듣기도 즐겨하고,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에는 녹음기를 켜 놓고 노래하며 스스로 나의 노래를 모니터도 해 보고......
친구나 동창회 모임으로부터 연락이 와도 술 마실 자리라고 생각하면
미리부터 피할 궁리를 도모하고......
내가 생각해도 이런 내가 정말 싫다.
이런 고뇌가 눈물겹고 스스로 생각해도 애처럽기까지하다.

왜?
무엇 때문에?
누굴 위해서?

나는 "소중한 나"자신을 음악을 통해 재발견해야하니까.....
나의 몸은  "소중한 악기"니까......
나 "자신 스스로와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분들"그들을 위해서......

나의 음악이 곧 나의 생활이고,
나의 생활이 곧 나의 음악이니까 둘이 하나이니까.
(音生一致,音生不二)
12 Comments
바다박원자 2007.11.06 12:44  
그대는 멋진 청년!!
 _()_()_()_()_
장미숙 2007.11.06 14:15  
와 우 !!!
브라보~~~
도민성 2007.11.06 14:46  
절제력이 대단해요^^
나의 생활이 곧 나의 음악이니까
좋은 표현 감동 받고 배우려 합니다..
이동균 2007.11.06 16:02  
우하하하 !
대구의 가곡교실 정모사장님, 환갑되어 가는 나이에 노래에 맛들인 님,
아파트에서 하도 발성연습과 레슨후 복습을 하는 통에
아파트 라인 엘리베이트문에 B4용지에
'노래 좀 잘하시고나면 큰 소리로 노래하시고, 아직은 좀 조용히 삽시다.' 라는
방이 붙었다는 소리를 듣고, 박선생님과 함께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언을 했습니다. 아파트 소음전달은 주로 현관쪽이 강하고,
아래위층으로는 쿵쿵거리는 진동은 전달되어도 소리는 잘 전달되지는 않는다고,
저의 조언에 이 정사장님 제일 안방에서 고래 고래 연습을 했는데,
그 다음날 또 방이 붙었데요. '사람 좀 살자고'
저한테 항의하시는 정사장님 두고 저는 도망쳐 버렸습니다.
그 정사장님이 이수인 선생님께 술집바닥에서 큰절하신 분이십니다.
유열자 2007.11.06 17:15  
아이고 재미있는 표현들에 파안대소를 하였습니다
노래는 이렇게 좋고 살맛나게 해 준다니까요
얼마나 노래를 집에서 공원에서 불렀으면 애들이 조금 시끄럽다고 하지요
그러나 들리지 않으면 기웃거리는 남편은 제편이구요
고성방가를 삼가시요 라는 방을 공원에 가면 안내에 붙어있는데
제 손자가 "할머니 노래하면 벌금낸대요"
저는 손자한테 "노래는 고성방가가 아니란다" 답하며 네가 신고해도 하늘로 날아간 노래는 물증을 남기지 않고 가버리니 괜찮다고 하지요
 내마노의 식구들은 그런대로 다 못말리는 체질임을 자타가 인증하고 사니까 모두가 아름다운
이야기이며 우리들의 열정이지요
우리 모두는 행복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지요
이방선 2007.11.06 18:16  
대단하신 노력가 이십니다.  이렇게 계속만 하신다면 언젠가는  성악가로 대 성공 하시리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하신대로 꾸준히 밀고 나가십시요.  혁 민 씨  힘 내세요.  우리 내마노가 있잖아요. ㅎㅎㅎㅅㅅㅅ  혁민씨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화이팅
심우훈 2007.11.06 18:22  
우하하하 ^^
아파트에서 항의 받은사람은
대전에도 있습니다...
노래에 빠지면...그럴수 밖에 없나 봅니다.
음악에빠져 2007.11.06 18:42  
ㅎㅎㅎ
수시로 흥얼거릴 때, 그게 시끄럽다고 주변 사람에게 핀잔받은 적이 있지요.
전에는 그런 핀잔이 싫어서 흥얼거리지 않았는데,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런 흥얼거림이 모두 발성연습이라는 것을... 그래서 지금은 누가 뭐라해도 수시로 흥얼거립니다.
정식으로 발성도 하고, 그냥 흥얼거리기도 하고...
탁구공... 하나 배웠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오경일 2007.11.06 20:14  
권혁민님은 아무도 못말려.
아니 아무도 말릴 생각을 못해요.
우리의 권혁민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열정 부럽기만 합니다.
또 이해해 주시는 사모님도...
탁구공은 쓰시던공은 아니겠지요?

저는 사랑하는 아내가 노래만 하면 시끄럽다고 조용히 좀 하라고 난리다.
그래서 화장실에 들어가 내 소리에 도취되어 호흡 조절하고 악을 써서 부르고,빈방에서 바깥 창문 방에 있는 창문, 문 모두 닫아 놓고 부르곤 했는데 위층에 서 운영하는 ㅇㅇㅇ내과에 작은 아들 감기가 심해서 데리고 가니까 원장님 하시는 말씀 "너 전공이 성악이니?"하신다.
위층 화장실에서 다듣고 계셨던 모양이다...
그래도 그만한 장소가 없어 신경 안쓰고 요즈음도 아침과 저녁때 계속 전용 연습실로 사용중이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아무도 없을땐 ....
그러다 누군가 들어 오면 왜 그리 멋 적은지...

이제 11/10일이면 열정의 권혁민님을 뵙게 되겠네요.

권혁민님
화이팅!!!!!!!!!!!!!
갈물 2007.11.06 21:51  
대단하신 권혁민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황장군 2007.11.09 14:07  
저와 똑같은 양반이 하늘아래 있다니 외롭지 않네요
가까우면 자주만나 좋은 친구가 될수도 있으련만....

다음 전북 가곡 교실에 또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혁민님 언제나 어디서나 파이팅...
권혁민 2007.11.10 23:52  
제게는 노래를 위해 세 친구가 항상 도우미역활을 하는데
탁구공,전자 메트로놈,미니녹음기
탁구공-발성연습을 위해,전자 메트로놈-음정과 박자를 위해,미니 녹음기(일명/MD Recorder Player)-나의 노래를 녹음하여 모니터하기 위해 필요한 친구.
이 세친구는 나의 주머니속에 나의 손가방에 항상 들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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