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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숙이 지은 마음의 노래」를 펴낸 정영숙 氏

정문종 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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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세상을 더 멋진 곳, 아름다운 곳으로 만드는 데 노래만한 게 없다고들 한다. 그런 까닭에 음악은 사람을 치유한다고믿으며, 노래를 만드는 일, 가사로 더 멋진 인생을 만들어 가는 이가 있다. 지난 2월 「정영숙이 지은 마음의 노래」를 펴낸 정영숙 씨(67세)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은 대작가인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마흔 넘어 등단한 일을 두고 세상에서는 늦깎이라고 불렀다. 그렇다면 50이 넘어 문학공부를 시작해 57세에 등단한 정영숙 씨는 늦깎이 중 늦깎이리라. 세상에 나이로 기준해 늦네, 빠르네 하며 판단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겠지만 세상에서 할머니라고 말할 나이에 책을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녀가 지은 「정영숙이 지은 마음의 노래」(도서출판 경청)는 틈틈이 써놓은 동요와 가곡, 성가, 찬양, 시 등 151편의 작품을 꼼꼼히 엮었다.
“전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쉰 살에 문학공부를 시작했어요. 17년 정도 되었지요. 쓰고 싶을 때마다 틈틈이 써놓은 것들이에요. 이 책은 작곡가들에게 곡을 지어달라는 의미에서 책을 만든 거예요. 작사는 시와 달라요. 꼭 작곡이 되어야 하지요. 가사만 보면 잘 모르지만 곡을 붙이면 확 살아나죠. 노래를 부를 때는 저도 그렇지만 누구나 행복을 느끼잖아요.”
가사집 속에는 손녀 박주은을 위해 쓴 백일 축시도 들어있다. ‘방울방울 하늘방울 제비 둥지에 떨어져/ 엄마아빠 가슴에다 삐쫑삐쫑 입 맞추고….’ 할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고운지 드러나는 동시다.
“주은을 우리말로 풀어 하늘방울이라 표현했어요. 지금 중학생이 되었는데도 그 노래는 내 노래라고 하고, 절 방울방울 할머니라고 불러요.”
그 전에는 문학과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아왔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고향이 함양인 그녀는 어릴 때 선교사에게 오르간을 배우면서 음악계에 입문했다. 초등학교 때 마산으로 이사를 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스위스 크리셔나 아카데미와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미나 연수과정을 수료했다. 그 후 피아노 교사로 42년을 역임하는 동안 길러낸 제자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런 그녀의 꿈은 세 가지였단다. 첫째는 음악가. 둘째는 문학가, 셋째는 봉사자. 두 번째 꿈에 도전했던 순간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쉰 살이 되던 해 문득 지금껏 나만을 위해 살아온 인생이 아닌가라는 회의가 들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계속 살다 죽으면 난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하며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니, 마산교도소 안에 교회가 있는데 피아노 반주자가 없으니 재소자들을 위해 피아노 봉사를 해줄 수 없느냐라는 제안을 하는 겁니다. 실은 처음엔 겁이 많이 났죠.”
반주를 하러 처음 가던 날 300여명 정도 되는 사람들과 마주했다.
“막상 시작하니 감동을 받았어요. 사람은 죄를 지을 수 있는 존재잖아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러면서 피아노 반주뿐 아니라 노래지도도 하고 정신교육 강의도 했어요. 그러면서 90년도에 마산교도소 종교위원으로 들어갔어요. 재소자들에게 책을 넣어주었는데 책 내용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한번은 선생님이 쉽고 재미있게 글을 써줄 수 없느냐는 내용의 편지가 왔고, ‘우리는 선생님이 살아오신 모습을 보고 싶어요’라는 내용의 편지도 많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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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재소자들의 편지를 받으면서부터 고민은 시작되었다. 책이야 늘 가까이 했지만 어릴 때부터 피아노만 쳤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글을 써본적은 없었고,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었다.
“재소자 중에 종신형을 받은 사람이 있었는데 너무나 간곡히 부탁을 해서 프린트한 글을 200여권 정도 복사해서 나누어 주었어요. 무식이 용감이라고 글 쓰는 사람도 아닌데 덜컥 일을 저질러 버렸지요.”
그때부터 본격적인 문학공부를 시작했다. 공부하다보니 자신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깨달았단다. 서울 역삼동 문화센터로 1주일에 한 번씩 문학 강좌를 듣기 위해 오르락내리락 하는 일이 버거워 마산에서 해보고자 찾은 곳이 S백화점 문예교실 수필 강의였다. 그때 만난 스승님이 정목일 씨(수필가)다. 차츰 실력을 쌓아 재소자들을 위해 「어머니만 있다면」이라는 수필집을 내고 수익금은 재소자들을 위해서 썼다. 「어머니만 있다면」은 재소자들의 어머니를 뜻한다.
“음악은 사람을 변화시켜요. ‘내 고향 남쪽바다’ 노래를 부르며 같이 울곤 했지요. 좋은 음악은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믿습니다.”
그는 ‘사랑샘 공동체’에서 알코올중독자들의 음악과 상담교육, 가정폭력자들을 위한 센터에서도 음악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그렇게 문학 활동을 열심히 한 덕분으로 97년에 수필로 등단을 했고, 미 국무성과 에피포토 문학사가 주최한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70살이 되기 전에 지금껏 모아둔 설교 찬송 노래글 170여편을 엮은 두 번째 작사 집을 내는 게 꿈이다.
작곡을 배우고 싶어 했더니 작곡가들이 “우리 영역까지 와 그랍니까?”하고 우스갯소리를 했단다. 음악에서 문학으로 이제는 작곡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그녀를 주변 사람들이 소녀 같다고 한 표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껏 살면서 어려움이 닥치면 ‘왔구나’하고 받아들이고, 다행히 순조롭게 넘어가면 또 그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기억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때조차도 그저‘하면 되지’ 싶었단다. 그렇다. 우리 모두 하면 된다.

글 / 천수림 사진 / 최지현
8 Comments
김경선 2007.05.11 07:51  
  끊임없이 분출되는 정영숙선생님의 창의력에
존경을 표합니다. 게다가 신학공부를 마치시고 전도사님으로
사랑샘공동체를 섬기시는 샘을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정영숙 2007.05.11 08:10  
  아??? 아침일찍 창문을 여니 놀랍게도 정문종조카님이 기여히 쌍용그릅 사보에 들어가서 옮겨놓았군요. 저는 원체 컴 실력이 부족하여 우리교회 사무원보고 내 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는데 정말로 내마음덕분으로 잘 찾은 조카. 내 아들과 딸은 말하기를 어머니가 평소에 하던데서 한가지 더 한것뿐이라 우리는 그래요 하면서 이제 그만 쉬라고 하는데 ---나는 가만히 못있는 성격이거든요. 아마 죽을때까지 뭘해도 할것같은데 나도 걱정입니다.  정문종조카님 정말로 수고하고 고마워요. 꼭 마산 한번 오세요. 마산의 명물 아구찜 대접할테니. 김경선원장님하고 당연히-
정문종 2007.05.13 13:04  
  '쌍용 양회' 더군요,,, 쌍용그룹 홈페이지가 아니라 쌍용 시멘트 홈페이지 였습니다,,, 바로 퍼오기 힘들게 되어 있어서 여기에 '재구성' 하여 올렸습니다,,, 삶에 열정을 다하시는 영숙이 고모야 ~는 '청년'(靑年) 입니다,,, 청춘(靑春) 입니다,,, 청춘의 끓는 피가 있습니다,,, 언제 한번 갈까요? 아구찜이 제일 맛있는 계절에 가야할 것 같네요 *^^*
정영숙 2007.05.13 22:50  
  언제든지 일요일만 빼고 (오후 4시)후는 가능합니다 . 환영합니다. 그시간에는 내가 봉사하려 가는 교회가서 찬양인도를 해야되니까. 꼭 오세요
동녘새벽 2007.05.14 13:05  
  저도 정영숙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시 뵐 때까지 늘 건강하시고 신바람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정영숙 2007.05.14 16:23  
  배동인교수님이 내마음에도 오셨네요. 그리고 댓글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쌍용 시멘트 >홈페지에 실려있는 인터뷰 내용입니다. 제가 하도 인터넷에 글을 올리다 보니(나이덕인지?)마산까지 찾아와 비오는 날 즉, 내마노 하동에서  모인 그다음날 새로 이사한 저희집에와서 자연스럽게 촬영을 하고 간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착각한것은 지금 제 나이로 딱 바로바로 찍혔다는것입니다. 사진만큼 정직한것이 없는가 봅니다. 더러는 저보고 젊어 보인다, 청춘이라고 해서 정말 그런줄 알았는데 ---그날 정신을 차리고 나이값대로 살기로 맘 고쳤습니다
동녘새벽 2007.05.15 17:48  
  정영슥 시인님, '나이값'이라니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에 저는 전폭 찬성입니다.
위의 사진들이 보기에 아주 좋습니다.
자기가 느끼는 대로 자연스럽게 살면 될 것입니다.
늘 그렇게 활기차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소피아 2010.05.29 21:59  
책은 지식을 자라게 한다 / 정영숙 
          좋은 책을 읽는 것은 모래밭에서 금 사라기를 채취(採取) 하는 것과 같다.
          비록 단번에 정신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독서를 하면
          흘러내리는 물에 콩나물이 자라는 것처럼 지식이 자란다.  2010년5월28일오후
정영숙 선생님, 콩나물 비유 넘 절묘해서 퍼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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