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겨울밤 서울국악관현악단 신가악 그 아름다운 향연

바다 9 794
2005년 12월 13일 저녁 7시 30분에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서울국악 관현악단 제21회 정기연주회 新歌樂 발표회가 있었다.

여기에도 나의 시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과 하얀 그리움이 하얀 사랑이
메조소프라노를 위한 신가악으로 발표가 되었다
무려 12분이나 되는 노래로 작곡가가 가사의 의미를 잘 살려 작곡했으며
성악가 또한  보기 드문 성량으로 너무도 애절하게 잘 연주해 주어 듣는
순간 내내 얼마나 행복했던지....

국악관현악단에 의한 가곡연주 시사한 바가 아주 크다
듣는 사람의 감성을 쉽게 자극하여 빨려 들어가게  하였으며
가슴 아련한 그리움을 더욱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았다.

작곡가는 이 노래를 현대 도시인의 사랑에 대한 감정을 노래하는 시로
가을의 서정을 그린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과
눈 내리는 겨울의 사랑을 표현한  하얀 그리움이 하얀 사랑이 라는 시를
붙여서 완성했으며 서양적인 표현 방법으로 치우치지 않게 노래를 만들었다고
작곡하게된 배경을 프로그램에 소개했다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은 3년 전  유득히 가을을 타 견딜 수 없는
이름 모를 그리움에 사로잡혀 썼던 글이고 하얀  그리움이 하얀 사랑 도
3년 전에 쓴 글로  누군가가 눈 내리는 영상 그림을 올려놓은 것을 보고
앉은자리에서 썼던 글인데 나중에 읽어보니 너무도 애절한 사랑의 노래였다 

회원문단에서 이 글을 보신 신동일 선생님께서 작곡하시겠다고 하여
어떤 노래가 나올지 몹시 궁금했는데 역시 작곡가들의 창작의 힘은 
신이 주신 선물인 거 같다.


이 노래를 작곡하시면서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원래 두 개의 다른 시인데 작곡가가 홈에 올려놓을 때  붙여놓아 한 시로 알고
작곡하여 12분이나 걸리게 되었고 서로 다른 시라고 하니 깜짝 놀라하시며
웃으시던 일이다. 그러나 거기에 억지로 이유를 붙이면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못 만나 겨울까지 그리는 애틋한 사랑의 노래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겨울밤의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 
참 의미 있는 행복한 시간으로 장르가 다양해서도 그랬겠지만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게 시와 곡이 맞아떨어졌고 연주가들의
혼신에 힘을 다한 예술적인 연주였다

이 자리를 빌어 작곡하신 신동일 선생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리고
김성경 지휘자님과 서울국악관현악단원 모두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신동일 선생님의 약력

*KBS 국악대상작곡  및 지휘 부문 수상(2004)
*문화관광부 2003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2004)
한국안데르센그림자상 수상(2004)
뉴욕타임즈 선정 올해의 최우수 그림책 CD-BOOK"노란우산" 작곡(2002)
現/작곡마당 및 톰방 대표
한국민족음악인협회 이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박원자 작시 신동일 작곡


이 가을에
이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부르기만 하면 달려가서
두 손을 깍지 끼고
은행잎이 바람에 날리는 그 숲을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가녀린 허리 동여매고
산들바람에 고개숙여
인사하는 코스모스를 보면
그 길을 함께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국화향 가득한 꽃집 앞을 지날 땐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울었던 소쩍새를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빨간 단풍나무숲을 지날 때는
그 단풍 한 잎 입에 물고
내 마음이 단풍처럼 붉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지붕이 하얀 까페를 보면
향기가 진한 커피 한 잔에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그 음악 속에 릴케는
바로 당신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코발트빛처럼
푸른 하늘을 보면
내 그리움이 그렇게 푸르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멀리 바라보이는
가을산 끝자락을 보면
당신을 그리워하는 그리움이
그 산 끝자락에 있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스산한 바람이 불고
낙엽이 우수수 지면
내 그리움도 사라질까
그 바람을 온몸으로
함께 막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내 마음 속의 친구가
몹시도 보고 싶은 가을입니다

하얀 그리움이 하얀 사랑이
                 
눈이 내립니다.
내 가슴에 하얀 눈이 내립니다.
밤새도록 당신을 향한 하얀 그리움이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하얀 눈이 되어
슬픈 음악처럼 흐릅니다

눈이 내립니다
내 가슴에 하얀 눈이 내립니다
이 까만 밤에 당신을 향한 하얀 사랑이
날개 꺾인 새처럼 둥지 잃은 새처럼
하얀 눈이 되어 그 공원에 부평초처럼 떠돕니다

당신과 앉았던 그 벤치에
함께 걸었던 공원 가로등 밑에
당신과 두 팔 벌려 안았던
아름드리 나뭇가지 위에
하얀 나비 떼처럼 나풀거립니다.
크리스마스이브처럼 내립니다

이 밤 지나면 눈물비 되어 흐를
하얀 그리움이 하얀 사랑이
밤새도록 내 가슴에 내립니다
밤새도록 하얀 눈꽃으로 피어납니다  피어납니다.

9 Comments
성성모 2005.12.15 11:52  
  송년의 아쉬움이 또한편의 작품으로 행복함을 느끼게 합니다.
바다님의 시는 편안하게 마음에 와닿는힘이 있어요.
누구라도  내얘긴양 긴장할듯한게 저만의 느낌만은 아닐겁니다.
창작의 기쁨으로 충만해진 두분께 축하를 드립니다.
바다 2005.12.15 12:51  
  성성모님!
먼 이국땅에서 변함없이 가곡을 사랑해 주시고 
모든 일에 격려를 보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추운 날씨에  늘 건강하시기를..
우지니 2005.12.15 14:06  
  신가악이라고 해서 무슨 음악일까?
저는 음악에 관하여 잘 모르기 때문에 무척 궁금했는데...

예술의 전당에 자리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4~50명의 국악관현악단의 연주
다양한 국악의 장르에 국악가곡으로 만들어진 노래가 조화를 이루어 2시간 동안 연주를 하였는데 시간이 너무 짧게 끝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특히나 가을에 만나고 싶은...과 하얀 그리움 하얀 사랑이 는 너무 가사가 길어서 관중들이 혹시 지루하게 느껴지지나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큰박수가 쏟아져나와서 연주하신분께서 퇴장했다가 다시 나와서 인사를 하더군요.
우리들의 정서에 잘 어울리는 연주였습니다 너무 높지도 않고 아주 부드럽고 멋지게 표현하신 시인과 작곡가님께 많은 찬사를 보냅니다
예술가들은 우리가 상상을 초월한 예술의 기법을 가지고 계시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겨울밤의 아름다운 향연에 감사드립니다...
민영오숙자 2005.12.15 16:12  
  국악기 반주로 불리는 우리가곡은 더욱 우리의것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봅니다. 가끔씩 이런 가곡을 만나는 것도 즐거움을 주리라고 봅니다.
준비하신 여러분들 수고많으셨습니다.
바다 2005.12.15 17:00  
  우지님!
차가운 겨울밤 함게 하여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잠에 취한 원민이도 잠결이었지만 소리를 감각으로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바다 2005.12.15 17:02  
  오 교수님!
국악반주로 연주하는 우리 가곡  참 멋졌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연주회가 많이 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노을 2005.12.15 17:08  
  신가악은 어떤 걸까요? 생소해서 궁금합니다.
바다 2005.12.15 17:52  
  신가악에 대해서는 신동일 선생님께서 답글을 주시겠다고 하셨으니 잠시만 기다리시길
신동일 2005.12.16 15:29  
  선생님, 멀리서 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글도 금방 올려주시고... ^^
참, 신가악은 아직 특정 장르라기보다는 서울국악관현악단 지휘자인 김성경 선생님이 몇 년전부터 시도하고 있는 작업으로, 국악관현악단 반주에 다양한 발성에 의한 새로운 노래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만들어진 시를 가사로 해 줄 것을 요구하더군요. 오숙자 교수님께서도 답글 주셨네요, 황송하게... 답글 써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