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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왓*의 붉게 타는 저녁노을..

수선화 14 1608
1984년 아카데미 촬영·편집·남우조연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한 롤랑 조페 감독의 역작
‘킬링 필드’(Killing Field)를 통해 전세계에 고발된 크메르루즈 정권의 악명높은 대학살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 있는 낙후된 땅, 캄보디아!

여행을 떠나기 몇일 전 캄보디아에 있는 태국 대사관이 흥분한 캄보디아인들에 의해
불에 타고 파손되는 등 태국과 캄보디아간의 분쟁소식이 뉴스를 통해 들려오면서
분쟁의 원인이 되었던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앙코르 왓' 사원이 텔레비젼에 소개가 되어
심란한 가운데에서도 이번 여행의 포인트인 앙코르 왓에 대한 호기심은 더해만 갔다.

분쟁의 원인은 다름 아닌 " 앙코르 왓을 태국에 반환하라 "는 태국의 한 여배우의 말이 화근이 되어
캄보디아 국기에도 상징적으로 그려져 있는 앙코르 왓에 대한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
발단이었던 것인데..   

긴장과 설레임을 안고 시엠립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 뜨거운 태양열이 온몸에 쏟아지고
공항의 입국절차는 모두 군복을 입은 군인들에 의해 조금 까다롭게 진행이 되지만 문제가
있을 시에는 달러로 모두 해결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은 긴장을 푼 채 차례를 기다렸다.

여권과 비자 검사를 받는동안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더니 얼굴이 잘 확인이 되지 않아서인지
선글라스를 벗어보라고 하여 살짝 미소지으며 선글라스를 벗었더니 무뚝뚝해 보이던 검사원이
미소를 지으며 O.K하고 통과를 시켜주어 Thank you로 화답하고 공항을 나섰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 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그러나 시엠립 공항은 너무나 작고 소박하기만 해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점심을 먹고 태양열이 가장 강렬한 시간인 12시에서 2시 사이에는 낮잠을 자는 시간이라 하여
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잠시 눈을 붙이며 더위를 식혔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
얼마나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공간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오후에 둘러본
 '톤레샙 (Tonle sap)이라는 큰 호수로 가는 길에서 보게 된 베트남 난민들의 삶의 현장을 지나가면서
내가 가진 삶이 얼마나 풍요로운 것인지..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먼지를 풀풀 날리며 비포장길 위를 뒤뚱뒤뚱 오리처럼 기어가던 자동차 꽁무니 뒤로
눈도 까맣고 손도 새까만 꼬맹이들이 손을 내밀며 끝도 없이 따라오던 모습..

야자수 잎사귀로 엮은 손바닥만한 움막에서 대여섯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불도 켜지않은 채
어두운 밤을 맞이하던 모습들..

물에서 건진 물고기로 젓갈을 담기 위해 배 안 가득 물고기를 널어놓아 온천지가
비릿한 냄새로 진동하던 호숫가의 난민촌 수상가옥 위로 붉게 물든 저녁노을이
황금비늘을 수놓으며 소리없이 내려 앉던 모습..

노를 저으며 외지에서 온 관광객을 맞이하던 새까만 꼬마 선원의 호기심 어린 순진한 눈빛들이
캄캄한 밤 하늘의 초록 별처럼 하나 둘..  마음밭에서 되살아 나면
내가 태어난 이 땅과 이 나라가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한번 태어나 살다가는 인생인데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너무나 달라서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소리없이 스며 나오는데..  그저 천진하고 소박한 그들의 삶을 바라보며
오히려 그래서 행복해 보이던 아이러니와 눈만 마주쳐도 순진하게 미소짓던 꼬마 아이들의
미소가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이번 캄보디아 여행에서 내가 보고 온 것은
과연 인간의 힘과 권력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 준 세계최대의 석조건물
앙코르 톰과 앙코르 왓의 신비!

20세기 최고의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로 하여금
' 일생동안 여기 머물면서 이 아름다움에 도취되고 싶다' 고까지 격찬케 한 앙코르 와트!

사원의 중앙탑에 오르기 위해 경사가 몹시 심하고 계단 폭이 좁아 네발로 겨우 기어오르며
등에는 식은 땀이 흐르고 손에는 쥐가 날 정도로 아찔했던 순간..

쿠스코를 지은 잉카왕도,  거대한 피라밋을 만든 이집트의 파라오도 그러했듯이
이 앙코르 와트를 세운 크메르 왕도 당시의 국민들 앞에선 존엄한 존재였으나
이제는 역사 속에 묻혀버리고 그 위대했던 흔적만을 남긴채 사라져 버려
붉게 타오르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 마음에..    숙연함이 깃들었다.
 
그리고
인간 삶의 본질이 문명의 힘에 의해 얼마나 엄청난 차이를 가져다 주는지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기에 내게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었던 인상적인 여행이었다.


 
 
14 Comments
미리내 2003.02.24 12:43  
  수선화님^^
무사히 잘다녀오셨군요,,
태국에서~여행중에  사고소식을 접하였다고 .....많이 놀라셨지요..

여행은  즐거우셨는지요,
부럽습니다,,

수선화님에  앙코르~왓이라는 ?  가보고싶습니다,,
언제 여건이 주어지면  나도 한번 가보고픈 곳이랍니다,,

무사히  잘~다녀오셨으니..
오숙자 2003.02.24 16:27  
  여행은 그나라의 새로운 문명과 역사를 알게하고 또새로운 경험으로 내면을 성장시켜주는 훌륭한 경험이라고 봅니다. 수선화님의 섬세한 감성이 남달리 많은것을 느꼇음이 보여지네요. 돌아와 보니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우시죠,
또한 태국 은 어떠셨는지 다음에 또 소개해 주시고요......
박금애 2003.02.24 20:57  
  여행 잘 다녀오셨군요.
기행문 잘 읽었습니다.
유성-━☆ 2003.02.24 22:02  
  홈에서 안보인다 했더니  여행을 다녀 오셨군요
앙코르 와트! 그림에서만 보았는데  아름다웠던 기억이 선연하군요
훨훨 날아 다닐수 있는 수선화님의 자유로움이 부럽습니다
이몸은 언제나  친구들과 그런 여행을 다닐수 있을까!
가객 2003.02.24 22:32  
  앙코르왓은 세계 7대불가사의의 하나로 통하는 만큼
볼만한 가치가 큰 유적을 관광하셔서 아주 부럽습니다.
섬세하면서도 예리한 통찰력을 가지신 수선화님인지라
많은 소감을 얻고 돌아 오셨다는 점에서 보기가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현대문명의 힘이 미치지 않은 순박한 사람들의 생활상,
그 것을 보면서 2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그 것이 게으른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이라면 그 것은 불행한 일이겠지만
그렇지 않고 소박한 사람들의 자연 그대로와의 어우러진 삶이라면
그 것은 행복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교차합니다.

반면에 문명의 혜택으로 우리들이 다양한 풍요를 누리고 있는 것이
조상들이 온존해 온 자연을 혹시라도 우리들이 착취함으로써
후손들의 몫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수선화 2003.02.24 23:14  
  여행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헤어나지 못하던 바쁜 일상 속에서
비행기가 인천공항을 이륙하는 순간..
새가 되는 자유로움을 맛보았습니다.

다녀온다는 인사도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떠나  죄송한 마음에
이번 여행에서 제가 느낀 소감을 간단히 올려 보았어요.

가슴으로 느낀 것은 너무나 많은데..
표현의 부족으로 전달이 잘 되질 못한 것 같습니다.

미리내님. 오숙자교수님. 박금애님. 유성님. 가객님..
염려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잘 다녀와 '비목'에 들리니
이제야 내 집에 온듯한 편안한 느낌이 드는군요.

언제 '앙코르 와트'를 여행할 계획이 있으신 분은
제가 친절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소렌 2003.02.25 03:48  
  '앙코르 와트' 여행 계모임을 필히 만들어야겠네요.
꼭 가보고 싶군요. 떠나기 전에 연락드릴게요^^*~
바다 2003.02.25 08:15  
  수선화님!

잘 다녀오셨군요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 들려 주신 수선화님의
아름다운 목소리도 언젠가는 듣게 되겠지요

새가 되는 자유로움에서 이제 또 가장 아름다운
자유를 누릴수 있는 가정으로 돌아오심을 축하드리며...
음악친구 2003.02.25 22:49  
  그저 부럽다는  생각밖엔...

언제쯤 저도 새가 되는 자유로움을 맛볼수 있을런지요~

나머지 얘기는 만나서 들어야 겠어요
수선화 2003.02.25 23:07  
  소렌님. 바다님!
이번 비정기모임 때 꼭 뵐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음악친구.. 남은 얘기는 그때 들려줄께요.
동심초 2003.02.26 09:56  
  아~~~~~~~ 부럽다

여행은 잘 다녀오셨나 봐요^^

 여행은  참 좋은 것이여~~

 여행담을 듣고 있노라니 마치 나도 그 곳에 다녀온듯 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끔 너무 잘 들려주셔서  고마워요

전에 미리내님과 여행계 하나 만들자고 했는데
확실하게 추진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네요

 비목 회원들과 함께 여행계 하나 만들까요?

 나머지 다 못한 얘기들 들으러 가야겠네요^^
 
이안삼 2003.02.28 19:53  
  수선화님 앵코르 What ? 다녀오셨군요 전혀 몰랐습니다
귀신도 모르게 다녀 오셨네요 얼마나 좋으실까?
선생님께서 한동안 오지 않오셔서 이민가신줄 알았네요
얼굴모습이 남니 풍이라 브라질이나 멕시코 가신줄알았습니다 켐보디아 그 무서운곳 다녀오셨군요 그기는 흰 화이바가
많아 무섭다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살아오신게 대견스럽기만합니다 혹 같이가신분 모두 무사 하셨는지요
혹시 수류탄 밝아 상처난분은 없으신지요
세계에서 발목 제일 많이 날아간 나라가 켐보디아라 합디다
수선화님께서 온전히 돌아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내 마음의 노래" 가족들께서 이처름 수선화님을 환대해
주시니 부럽기만 합니다 이담 가실길 있으시면 저도 끼어 넣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더구나 경험이 계시니 지뢰밝지않고
살아남을 길 약도 잘 그려 오셨으니라 믿습니다
운영자님 앞세워 동호호 깃발 만들어 켐보디아 다시 한번더
가시면 좋겠습니다 적금을 들어 한 2 년 저금해 줄여행
기흭 해주시면 저도 한번 나서 보겠습니다
기행문 잘 읽었습니다 아주 이해하기 쉽게 소상히
마치 켐보디아 홍보위원같이 소상히 설명해 주셔서
감사히 읽었습니다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녁은 드셨습니까?

수선화 2003.02.28 23:16  
  이안삼 선생님..
저녁시간은 늦지만 꼭 챙겨 먹습니다.

그런데 말 나온 김에 '여행계' 하나 만들어볼까요?
소렌님과 동심초님은 분명 찬성일테니까..

10명만 초과되면 1명은 공짜로 갈 수 있으니
제가 현지 가이드 못지않게 설명도 잘 해드릴께요.

그런데..
앙코르 왓 중앙탑에는 '고소공포증' 있으신 분은
올라가시면 절대로 안되요.

저는 신발벗고 맨발로.. 그것도 네 발로 기고도
얼마나 발발 떨었는지
마지막 계단을 몇개 남기고는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어 울고 싶었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난 파란 눈의 기사가
손을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그 자리에서 망부석이 되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선생님..
맞춤법 틀린 글자가 군데군데 보이는 걸 보니
혹~시 약주 한잔 드시고 올린 글이 아니신지요..

오타가 발생한건지.. 맞춤법을 원래 소홀히 하시는건지..
그것이?.. 알고 싶어요. ( 직업병이니 이해 해 주세요.)
이안삼 2003.03.04 17:22  
  술마시거나 본정신으로 치거나 마찬가집니다
몰라서 그렇습니다
저는 그냥 뜻만 통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작곡가가 빈틈없이 맞춤법 다 맞추면 국어선생 깡통 찹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