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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에서 백두산 천지로...

바다 9 1370
연길에서  백두산 천지로..

 연길 대우호텔
한국의 대우그룹과 연길시(?)하고 합작으로 지었는데
대우가 망하자  연길 사람만이 운영한다고 한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7시 30분 출발(한국시간 8시 30분)
백두산까지는 6시간..

아침부터 간간이 비가 내린다.
곳곳이 공사 중 낙후 된 건물
이렇게 비가 내리면 천지를 못 볼 수도..
오늘 못 보면
다음날 재시도를 한다고 한다 .

 긴 시간 소형버스에서 견디는 것도...
점심은 북한 정식으로 먹을 만했고 풍성했다.
식당 옆으로 흘러내리는 맑은 개울물과 빨래터
닭 우는 소리
어렸을 때 우리 동네를 보는 듯..

 가는 곳마다 우리가 상상한 것처럼 가난하고 헐벗는 곳이 아닌 듯 하다.
겉보기엔 우리네 농촌과 다름없고
어쩌다 한 두 채씩 초가집이 보이지만 끝없이 펼쳐진 농토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는다니 우리의 60년 대 정도의 농사 수준인 거 같다
황소가 곳곳에서 풀을 뜯고 있고 물이 풍부하고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서도 그랬겠지만 왜 우리 민족이 북간도로
이주하여 살게 되었는지 알 것 같다.
왜 중국산 농산물이 우리 나라로 올 수밖에 없는지....
너무나 풍요롭다.

 이도백하(二道白河)
장백산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이 곳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
냉기가 흐르는 듯 말소리도 크게 들리지 않는다.

가이드가 신신당부를 한다.
와이드사진을 찍으라고 하면 안 찍는다고 하지 말고
 저번에 와서 찍었노라고
그렇지 않으면 계속 물고 늘어져
시비가 붙게 되고 당연히 피해는 여행객이 받는다고..
많은 사람들이 5천 원을 내고 찍지만 빈 필름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비가 내리니 비옷을 천 오백 원에 사고 찝차를 타고 올라가는 백두산
원시림이 그대로 펼쳐지다가.
큰 나무들은 사라지고 어느 초원에 온 듯..
알프스의 하이디 같은 소녀가 금방이라도 달려와 마중 나올 것 같은데...
구불구불 돌아서 가는 길에 야생화는 어찌 그리 예쁘게 피었는지
노랑 분홍 하양...
바람에 한들거리는 그 앙증맞은 모습은 가벼운 입맞춤을 하고 싶어진다.

비도 그치고 ..

와~!!!!!!!!!!!!!!!!!
우리는 천지를 보았다
우리의 영산 백두산의 천지를 통째로 보았다.
가슴 벅찬 환호소리는 천지를 감동시킬 것 같다.

사진 찍기에 바쁘다.
몇 장을 찍었는지...

장군봉 오른쪽부터 우리가 말하는 백두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중국의 장백산 .
얼음장처럼 차갑고
맑고 깊어 하늘만 유유자적 빠져 놀 수 있는 곳

 이역만리 그리운 이들에게 재빠르게 이 곳 소식을 전한다.
혼자만 좋은 것을 보게 되어 미안해요
같이 오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요..

 천지에서 내려다 본 백두산
능선들이 살아서 살아서 움직인다
당장이라도 우리 민족의 뜨거운 가슴이 거대한 용암이 되어
폭발할 것 같이 살아서 움직인다

나의 심장의 고동소리가 쿵쿵 울려온다.
천지를 진동할 것처럼...

 한참을 보다 마음을 진정 시키고...
저리도 평화로운데
저리도 젊은 청년의 가슴을 지녔는데
말 한 마디 못하고
왜 우리는 남의 나라 땅으로 와서 너를 가슴에 안고 있느뇨..

이제 북한에서도 백두산 관광을 위해 개방하겠다고 했으니
또 한 번의 기회가 올 수도 있겠다.

 인민복장을 한 한 무리의 건장한 청년들이 줄지어 온다 .
천지를 지키는 파수병인 줄 알았는데 와이드사진을 찍어
돈을 버는 조선족 청년들이다.

한국 돈 5천 원...
한 장 찍어 가세요.

그 눈빛이 애원에 가깝다.
찍을까 말까...
찍지 말라는 가이드의 눈총이  따갑다
그냥 속는 셈치고  우리 동포이니 한 장 찍을까...
그 높은 성지 천지에서 본의 아닌 갈등을 겪는다.
검게 탄 얼굴 깡마른 체격...
아무리 봐도 아무도 찍어주지 않는다.
왜 사람들을 속여 가지고 저런 대접을 받을까 안쓰럽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천지는 일년에 5일 정도만 제대로 볼 수 있다는데
그렇게 크나큰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음에도 이도백하로 내려와서
빚을 진 것처럼 마음 한 구석이 무거운 것은
그 조선족 청년들에게 와이드사진을 속더라도 찍어주지 못하고 온 때문이리라

 
※이도백하(二道白河).-장백산(백두산)입구에 있는 도시 이름으로
이도백하는 장백폭포를 일컬음

(2005. 7.27)
9 Comments
旼暎 오숙자 2005.08.02 10:41  
  우리의 국토가 남북으로 갈라지지 않았더라면
우리  자유롭게 많이 오고가고 할텐데...
중국을 통해서 라도 우리나라의 명산을 가 볼수 있어서 다행이지요

바다님의 우리 조국 강산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시어가 탄생 되리라고
봅니다. 그곳 일기가 변화가 많은데도 좋은 때를 맞춰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음도 바다님 복이지요.
신정미 2005.08.02 11:45  
  7월가곡교실은 백두산여행으로 참석치 못하신다고 우지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바다님의 아름다운 우리 백두산 영접기를 기다렸습니다.
평화로운 젊은 가슴을 지닌우리의 영산 백두산은 언제 우리들 앞에 우뚝 나타날까요?
아름다운 백두산의 모습 소상히 보여 주셔 감사합니다.
달마 2005.08.02 12:19  
  바다가 백두산을 접수 했음이니...
큰 시 기대해도 되지요.
선생 낸 복이 반밖에 없어 얼음언 천지만 두번 봐
감흐잉 삭막하고 감정 저저해 울컥이는 감정 못가졌더랬는데
물 물빛 바람 냄새가 나는 글이 더실감 납니다.
용정 들르는 코스에 용정박물관과 대성학교 교문안 박물관
잘 관찰하시어 존 글 올려주시시요...
윤동주 님 공책을 못보고와서리
일층  기념품점 작은 바가지 가게니 참고 하세요...
어제 같은데 강산이 한번 더 변하기 전이 지금 더 ㅡ그을려 졌겠네요
건강히 여행 잞챙기시고 여행만한 스승없다지요...
옌뻰 백산 호텔 뒤 고급중학교 송청암 교장선쟁님 찾아 보셨으면
좋은 분이신데... 지금도 계실런지...
 바다님 도 선생님이시니.....
아침 일쩍 깨이면 조선족 소학교 고급중학교 선생님 만나 보셨으면
바램 놓고 가오니다...
그래요 연변과기대 학생들에 냉중에  너 마노
가곡팀일끌고가 가곡 파도 물 먹여 보세요...
존 글 고맙습니다 !!!
임승천 2005.08.03 17:14  
  마음이 고와 백두산 천지를 보고 오셨군요? 여러 감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시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북한 동포만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같은 민족인데 하는 마음에 안쓰러움이 가득합니다. 장백폭포 밑에서 삶은 달걀을 먹고 껍질을 버렸는데 북한의 청년 4명이 걸 주워 먹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났습니다. 시간이 허락했다면 올라가 사다 주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그러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바다 2005.08.05 08:45  
 
오 교수님. 신정미님. 달마님. 임승천선생님 .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가 여행을 출발하는 날이
애창운동본부의 가곡부르기 행사날이라
마음은 모짜르트 카페에 가서 있었답니다.

부족한 여행기를 정리하면서 이 부분만큼은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네요.

답글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리며 특히 권운 선생님께서
용정 소식을 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용정에 가서 일송정. 혜란강 . 용두레 우물가.
대성중학교에서 윤동주 시비. 기념관 두루 살폈습니다.

모두 더위에 건강하시고 임승천 선생님 미국여행
잘 다녀오시기 바라며 15회 때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양인숙 2005.08.05 13:49  
    그간 안녕하셨어요?
 여행 내내 선생님의 베고니아 처럼 붉은 열정에 취했었답니다.
여기서 또 한번 취합니다. 어쩜 똑같이 보고 다녔건만 그리도 생생히
표현하시는지....  다시 한번 천지 광경이 아른 거리네요.
 짧은 4박5일 이었지만 생활에 찌들려 지낸 저에게 백두산 천지 못지 않게 신선한 자극을 주신 선생님께 감사했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건강하십시오.
바다 2005.08.05 15:24  
  양인숙 선생님!
여기서 이렇게 뵈니 얼마나 반가운지요
너무 지나치기엔 아까워 날마다 기록을 남겼는데
이 부분은 내보이고 싶었어요.

여러 편을 정리하고 마지막 날 용정과 도문. 두만강을
아직 정리 못했네요.
기회가 되면 장백대하호텔의 회갑잔치를 보여드리고 싶네요.

딸의 은사님과 함께 처음으로 한 여행이지만
양 선생님과 저는 금방 마음이 열려 오랜지기같이
따뜻한 가슴을 느꼈답니다.

자주 오세요.
여기는 이렇게 좋은곳이랍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이 사이트 많이 알려 주셔요.
또 만나요. 감사!!!!!!!!!!!!
해야로비 2005.08.06 10:08  
  백두산의 여정에서 선생님의 가슴에....머리에 새겨두신 글들이 아름다운 시가 되어 재탄생 되는 날 기다려봅니다.
대한민국 모든 이 들의 심금을 울려줄 가곡으로 또다시 탄생되겠지요?
선생님의 열정을....선생님의 환한 모습은 8월 가곡교실에서 뵙겠습니다.
바다 2005.08.07 18:46  
  해야로비님!
감사합니다.
부족한 저에게 주시는 격려 아주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시를 쓸 수만 있다면 ....
언제나 후덕하고 잔잔하고 아름다운 미소 보고 싶습니다.
15회 때는 뵐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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