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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우울한 날이었습니다.

새벽이슬 5 783
안녕하세요  전수연입니다.
그동안 바쁘다보니 이곳에 들어와도 오래 머물수 없었고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사)전북장애인손수레자립생활협회" 란 단체입니다.
애칭으로 "손수레"라 다들 부르고 있죠. "손수레"란 훨체어를 말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저도 지체 1급 장애인으로 현재 등록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정부로부터 해택을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자동차 세금에 대해서 조금 혜택을 보고 있을 뿐 아무것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들 저정도의 장애정도면 국가에서 장애연금이 나오고 있는줄 아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심지어는 사무실에 같이 일하고 계시는 사회복지사까지도 장애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계시더군요
사실 뭐 저 명의로 집이 있고 자동차가 있고 또한 부모님께서 생존에 계시다 보니 혜택은 조금도 없죠
그렇다고 바라지도 않습니다.
저보다 더 어려운 장애인이 많이 계시니까 말입니다.
사실 어려운 장애인이 많다고는 느끼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이렇게 많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장애인 단체에서 일을 하다보니 눈에 띄지도 않던 장애인들이 눈에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제가 이곳에서 하는 일는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을 하자면 "활동보조인"이라는 제도를 복지부에서 시핼하고 있는데 활동보조인이라 함은 중증 장애인의 집에 들어가 살림을 대신 해 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물론 하루종을 해주는게 아니라 짧게는 한시간 길게는 4-5시간 동안 그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 내집 같이 살림을 대신해 주는 일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은 기분이 정말 우울하네요
한달 전에 만났던 친구를 아주 먼곳으로 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생일 날짜도 같았던 친구였는데....
한달 전 어느날 사무실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동사무실에서...

폐질환 환자가 산소호홉기를 끼고 살아간다는 내용의 전화였습니다.
그러나 그 전화를 받았어도 하는 일이 많아 만나는 시간을 잡지 못하고 미루다 정말 큰 맘을 먹고 그 친구가 사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집에 들어 가는 순간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남편도 있고 남매를 둔 엄마였습니다.
3년에 백화점에 갔다 병을 얻어 지금까지 호흡기에 의존에 살아왔다 하더군요
엄마가 누워 있으니 남편과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3학년 여자 아이가 살림을 하고 있더군요
그러니 오죽하겠어요
찾아가 보니 여기저기 멍망이고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날 활동보조인을 바로 투입시켜 살림을 도와드렸습니다.

오늘 출근을 해 일을 하는데 철심을 찔려 피를 보를 보고 말았습니다.
기분이 썩 좋지았더군요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비보를 듣게 될줄이야...
그 분과 지난주에 전화통화까지 했었는데 오늘 그분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다니...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그렇게 허망하게 가게 될것을....
아직 나이가 어리다면 어린 나이죠... 서른 다섯....

침상에 누워 있었어도 미소를 잊지 않았던 그 친구를 쾌 오랫동안 그 친구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친구의 명복을 빌어 봅니다.
 
5 Comments
규방아씨(민수욱) 2005.05.23 23:32  
  저기 먼 길을 떠나셨군요
서른다섯의 나이에 홀로...
친구분의 명복을 빕니다..


제 동생도 장애자랍니다
지난해 잠자다 그냥 쓰러져서 현재까지 거동이 많이 불편한채로 살고 있지요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신답니다
힘내세요...친구분 가시는길 편안하시도록 기도가 필요하겠네요
윤교생 2005.05.24 00:09  
  새벽 이슬님 반갑습니다.
뭐라 말씀을 드릴수가 없군요..

편안한 곳으로..
더 좋은곳으로 가셨다 생각하시면 더 큰 위로가 되실겝니다.

이슬님 건강 잘 챙기세요..
늘 죄송한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이해 바랍니다.
김경선 2005.05.24 07:25  
  새벽이슬님,
전주에 계시면서 그리고
몸도 불편하면서
같은 처지의 장애우들에게
할 수 있는 큰 일을 하고 계시는
내마노의 보배이십니다.

마음이 매우 아프고 힘이 드시겠지만
다시 박차고 일어나
살아 숨쉬는 동안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계속하십시오.
내마노에서 노래로
위로받고 새 힘을 얻으세요.
유랑인 2005.05.24 12:36  
  큰 사랑을 베풀고 있는 새벽이슬님,  친구분은 더 편하고 아늑한 곳에서 이제 편히 쉴 것입니다.
아이들 생각에 눈 감기 어려웠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두운 상념에서 빨리 헤어나서 더 활기찬 활동을 기대합니다.
서들비 2005.05.24 12:58  
  마음이 많이아프시겠네요.
새벽이슬님!!................

남겨진 아이들에게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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