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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송가(頌歌)

가객 8 1827

< 고향의 송가(頌歌) >


노령의 큰 산줄기
강물처럼 흘러 내려
기름진 너른 벌
비단으로 펼쳐놓다

신령스런 불빛 고을 휘감아 돌며
상서로운 기운 흩뿌려
이름 그대로 영광(靈光)인
나의 사랑이여

발길 닿는 곳곳마다
삼두구미지하계길(三頭九尾之下階吉)이라
자연과 인간이 합일한
온 고을이 길지러니

산자락 끝 마디마다
가가호호
군락을 지어
그림같은 고을을 이루도다

저 옛날 백제 침류왕 원년(元年) 384년
동진의 고승 마라난타가
동방의 복지(福地)를 찾아
기나긴 항해끝에

환희의 닻을 내려
감격의 첫 입맞춤한
성스런 대지여
나의 사랑이여

그 누가 일렀든가!

한수(漢水) 이북에서는
황해도 안악이요
한수(漢水) 이남에서는
전라도 영광이라

나다니엘 호돈의
'큰바위 얼굴'의 뫼가
인자한 미소로
서해바다를 굽어보며

일망무제(一望無際)로
먼 바다까지 치닫는
광활한 들녘엔
황금 물결 출렁인다

쌀, 소금, 눈이
샘백(三白)의 고장을 표상하여
풍요로운 물산을 약속한
넉넉한 땅이여

이르는 곳곳마다
오곡백과 넘실대니
나그네마저 배불러
격양가 메아리진다

은빛 찬란한 칠산바다엔
고깃떼 풍어로고
만선의 환호소리
하늘을 뒤덮고나

"돈실러 가세 돈실러 가세
영광 법성포로 돈실러 가세..."
부러움의 노래가락
천지간에 진동해라

만학천봉(萬壑千峰)
봉마다 골마다
원형의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8경(八景)에 8괴(八怪)에
가슴스미는 신화는
떠난 이의 가슴 속에 흘러
영원한 강물을 이루도다

숱한 세월이 피었다 지고
수많은 영혼이 일었다 지고
자손만대로 복록이 넘칠 대지여
축복의 땅이여

이름 그대로 영광 있으라
영원히 영광 있으라

( 가객 )

* 註 :

삼두구미지하계길 (三頭九尾之下階吉).....
郡內에"~머리"와 "~미"의 이름을 가진 지형이 각각
3곳과 9곳이 있는데 그 아래 모든 마을이 吉하다는
풍수지리학상의 이야기임.






<이동원-향수>

8 Comments
deborah 2003.01.30 14:04  
  와~~가객님 무지 유식하네~~~!
늘 건필 하시옵소서 ^*^
바다 2003.01.30 15:07  
  가객님의 고향 사랑하는 그 마음을 깊이 존경하며
몇 달 전에 학창 시절의 기억이 가물거려 다시 읽었던
‘큰 바위 얼굴’이 생각납니다

제 주위엔 지금도 나다니엘 호돈의 ‘큰 바위 얼굴’의 '어니스트'를 
가슴에 묻고 사는 소년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누구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역사 속의 위대한 인물들 또는 지금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사람들을 얘기하곤 하지요
......................................................
‘의인이 10명만 있어도 소돔과 고모라 땅을 멸하지 않겠다던 하느님의 말씀과
이 시대에 10명의 큰 바위 얼굴 아니 어니스트가 있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될까? 아니 진정한 어니스트 한 명 만이라도..

이제  이렇게 외치고 싶다

부활하라! 어니스트여!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그리고
내 가슴 속에 부활하여 나와 함께 하자구요‘.
..............................................
가객님의 ‘고향의 송가’를 읽으니 제가 그 책을 읽고 써 놓았던
어줍잖은 글이 생각나 몇 자 올려봤습니다

 늘 가객님의 이런 좋은 글이 올라오기를 바라면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수선화 2003.01.30 17:28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영광'  땅이지만
가객님의 글을 대하고 보니

한번 꼬~옥 가 보고 싶은 곳으로..
마음에 아름다운 그림 한 폭이 그려지는군요.

누구보다도 고향에 대한 '애향심'이 크시며
8경 8괴에..  만학천봉..  드리운 곳에서

어린시절부터 '어니스트'를 꿈꾸며 살아오신 분이라
님의 마음 속에 품은 풍부한 감성은
예사롭지가 않다고 느껴 왔습니다.

떠 올릴 고향이 없는 저로서는..
님들의 글 속에 담긴 그 애틋한  ' 향수'에
함께 취해보는 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하답니다.

'설'을 맞아..  오랜만에 가객님의 글을 대하고 보니
더욱 반갑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오숙자 2003.01.30 21:12  
  가객님의 향토사랑 하는 마음이  싯구 구절구절 수려하고 해박한 문체에 놀랐습니다.
올 새해에도  아름답고 고향의 감성으로 가득차  그리움을 절로 갖게하는 글이
자주 올려지리라 기대합니다 .
평화 2003.01.30 23:13  
  큰바위 얼굴의 환한 미소를 닮은 가객님의 훌륭한 시 "고향의 송가"와
심향님이 올려놓으신 고향풍경들이 유년 시절에 한 조각 행복한
기억으로 가슴속에 잔잔히 떠오르며 진한 그리움을 채워주는것만 같습니다.

누구나 아름다운 고향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살아왔으니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러는 고향을 살뜰히 그리워하며 살 일입니다...

가객님!
가객님의 고향사랑에 절로 존경심이 우러나옵니다.
시를 읽으며 아름다움이 깃든 가객님 고향이 눈에 선하여
언젠가는 축복의땅 영광을 캔바스에 꼭 담고싶은 마음이 드네요.^^

가객님! 아름다운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설 잘 쇠시고 날마다 건강하고 행복하소서. *^-^*

김광균의 시 "향수" 놓습니다.

저물어 오는 육교 우에
한줄기 황망한 기적을 뿌리고
초록색 램프를 달은 화물차가 지나간다.

어두운 밀물 우에 갈매기떼 우짖는
바다 가까이

정거장도 주막집도 헐어진 나무다리도
온 겨울 눈 속에 파묻혀 잠드는 고향
산도 마을도 포플라나무도 고개 숙인 채

호젓한 낮과 밤을 맞이하고
그 곳에
언제 꺼질지 모르는
조그만 생활의 촛불을 에워싸고
해마다 가난해 가는 고향 사람들

낡은 비오롱처럼
바람이 부는 날은 서러운 고향
고향 사람들의 한줌 희망도
진달래빛 노을과 함께
한번 가고는 다시 못오기

저무는 도시의 옥상에 기대어 서서
내 생각하고 눈물지움도
한떨기 들국화처럼 차고 서글프다.
미리내 2003.02.01 18:18  
  나도 한마디 올려놓고 싶은데 ..
너무도  가객님에 글에는 댓글 다는것이 어려워요,,

모든분들이  향토사랑하시는 마음 찬사를 보냈잖습니까..나도 언제  여유로움이
생기는 시간이 생기면,,
가객님에 고향사랑  영광을 꼭 한번 가고픈  마음입니다,

언제  우리화원님들과  함께 동행할수있는  그날이  오길 바랍니다,,

올해는  바라는 뜻이  이루어지실 바라면서.
건강하시고,,, 늘 ~~즐거운  날만 되십시요^^
음악친구 2003.02.01 18:26  
  저희 고모부가 영광분이라 고모가 명절때면 차가 막혀 너무 멀어 힘들다고만 해서
영광은 아주 멀리 있는 곳으로만 여겼는데~

가객님의 영광 사랑을 읽고 아무리 멀어도 꼭 한번 가 보고 싶습니다.

글 만 읽어도 이처럼 아름다운데, 실제로 가서 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우리 언제  그 멋진 영광으로 초대해 주실거예요?

초대해 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
^.^
맑은눈동자 2003.02.08 20:53  
  가객님 이글은어떤가요?
한사람을 사랑하는일이
죄 짓는일이 되지않도록
나로 인해 그이가 눈물짓지 않도록
상처받지 않도록
사랑으로 하여 못 견딜 그리움에
스스로 가슴 쥐어뜻지않도록
사랑으로 하여 내가 죽는날에도
그 이름 진정 사랑했었노라
그 말만은 하지 말도록
묵묵한 가슴속에 영원이도록...
그리하여
내 무덤가에는 소금처럼 하얀 그리움만 남도록.....

안도현이란분의 시를 가수 양희은씨가 부른노래입니다
느낌이있으시면 답장부탁합니다
저는 이노래를 들으며 그리움이 이렇게도 사무치는건지를 알았읍니다
새네기인 제가감히 이렇게부탁하는건 가객님정서가 좋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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