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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바다 2 1303
흔적

그대 떠난 늦가을 공원
까막눈 스산한 바람이
벤치 위에 펼쳐놓은
긴 사연의 편지하나
가을은 잊었노라
까맣게 잊었노라
그대 이름도 잊었노라
줄줄이 읽노라면
아직 떠나지 못한 낙엽
그대의 혼령이 되어
벤치 밑에서 서성거려
길손도 가던 길 멈춰
침묵한 채 읽어가네
미로처럼 얽힌 긴 사연을
지난 가을의 흔적을

2 Comments
음악친구 2003.11.30 23:49  
  빈 벤치에 낙엽이 쌓여 쓸쓸함이 더합니다
부는 바람에 낙엽은 흩날리고
지난 여름 그 벤치에 못다한 사랑도 낙엽따라 가버렸네
오숙자.#.b. 2003.12.01 08:57  
  무슨 미련이 남아 있기에
미처 떠나지 못하고
이리 저리 구르며
벤치 밑에서 서성이는가

새봄에 새잎돋아
한여름 푸르름 뽐내고
이제 누런 낙엽되어
어데론가 사라지기엔
그래도 미련이 남았나 보다

어느 길손 벤치에 찾아와
그의 손에 놓여
마지막 작별이라도
듣고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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