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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할머니가 가르쳐주신 벼 이야기

정영숙 2 1481
할머니가 가르쳐주신 벼 이야기

 

 


                                      정영숙

 

 



할머니와 가을 논두렁을 손잡고 걸어갑니다

아빠가 심어 놓은 벼를 만지고 쓰다듬으며.

 

 


할머니는 벼의 마음과 행동을 잘 아십니다

벼도 사람과 같이 마음과 행동이 나타난다고.

 

 


벼가 사람과 같이 마음과 행동이 있다는 말씀이

신기해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빨리 가르쳐 달라고.

 

 


할머니는, 벼가 알이 차오르면 차츰차츰 고개를 숙이고

꽉 차 오르면 엎드려 있대요. 기도 하듯이.

 

 

알이 차지 않는 벼는 바람 따라 꼿꼿이 서서 시끄럽게,

요란스럽게 떠들고 있데요. 서로 째려보듯이.



벼 익는 소리를 듣습니다. 알곡은 바람 따라 사그락 자그락
 소곤소곤 저희들끼리 사이좋게 말을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죽정이도 지기가 싫어 바람 따라 와작와작 싸움하듯이
 말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바람이 살살 부는 논두렁을 할머니와 걷습니다.

익은 벼가 되겠다고 약속하며 노래 부르고.
2 Comments
Samuel 2011.09.28 20:03  
죽정이가 돼지 말고 익은 벼가 되라는

그 귀한 말씀

마음깊이 새겨 살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정영숙 2011.10.05 18:25  
Samuel님 감사합니다. 저도 이 동시를 지으면서 그렇게 되도록 마음가짐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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