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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능골 행단(杏壇)에 올라

열린세상 2 829
지난 토요일에는 숙직가기 전 시간이 남아
다시 건능골 행단(杏壇) 위에 사시는 bell ring님께 전화를 드렸다.
마침 집에 계시고 사모님께서도 계시다니
잠깐 들러 근황이라도 여쭙기로 했다.

집에서 CD에 담아 두었던 100곡도 챙겨서
개울에 걸린 다리를 건너니 반갑게 맞아주신다.

이런 저런 집안 일들도 여쭙고 사는 일들도 이야기 하니
사모님께서 응접실로 맥주를 내 오신다.
가죽자반에 더덕뿌리 찢어 놓은 것을 안주로 내어 놓으시니
주인은 한 잔 하는데 술을 좋아하는 나만 많이 마셨다.

마당에 연못은 메웠고 모란은 한 그루만 추녀 밑에서 자라는데
한송이 꽃이 이제 시들어 가는 중이라 외로웠다.

우리집 앞으로 흘러내리는 개울(삼계천)이 안계천과 합류하여
90도로 꺾어 흐르는 개울가 산초랭이에 행단(杏壇)이 있다.
bell ring님의 집은 이 행단 위인지라 은행나무가 잘 보인다.
오래 전에 벼락을 맞아 거진 반이나 떨어져 나갔던 은행나무가
그래도 수형(樹形)을 갖추고 있는 것을 보면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싶다.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씀을 드리니 이층 서재로 이끄신다.
가끔씩 bell ring님께서 노래를 하신다는 곳이다.

나는 [황혼의 노래]와 [아내의 생일에]를 불렀고
bell ring님은 [그리운 금강산]과 [그리움]을 부르셨다.
나를 칭찬해 주시니 기쁘고 즐거웠다.

창밖에 피어나는 은행나무 잎들의 푸르름처럼
bell ring님께서도 건강하게 이웃에 오래 계셔서
이렇게 자주 찾아 뵐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2 Comments
열무꽃 2009.04.30 07:56  
내마노가 맺어준 귀한 인연을
꾸준히 지켜가시는 열린세상님,
그동안 언덕 아래 아파트가 솟아 올라왔군요.
鄭宇東 2009.04.30 12:48  
육이오 역전의 용사 최종성(장군)님은 
들은 말대로, 사진으로 보듯이
공자님이 제자를 가르쳐던 은행나무 강단이 있는 곳에서
이제는 병기를 씻고 꽃을 가꾸며 평화롭게 사시는 모습이 좋습니다.
최고령 반크외교관으로 민간외교에서도 큰 공을 세우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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