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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둘, 셋

박성숙 3 765
<이야기 하나>

"엄마! 요즘 왜 그래요?"

" 내가 뭘?"

"그 짧은 바지에, 할머니 신발에다 머리는 또 크게 뭐야  내가 못말려"

5학년 1반이 되었지만 아직 내복은 안 입는고로

패딩바지를 입는데 이 바지가 좀 짧아 키가 큰 내가 입으니

달랑하다. 거기다 편하기 짝이 없는 소위 할머니 신발을

신고 다니는 나를 보고 딸아이의 잔소리가 끝없이 이어진다.

"얘 외할머니는 50도 되기전에 할머니 되었는데 나도 이제

 할머니 나이다. 추운데 멋이고 뭐고 편한게 최고야 ㅋㅋㅋ"

그래도 추위가 끝나고 봄이 오면 멋 부릴께~~~~

<이야기 둘>

서울서 마산으로 시집오게 되었는데 처음 마산에 인사오던날

남편될 사람이 사주는게 아구찜!!

세상에~~

그렇게 맵고 짠 걸 먹는 경상도 사람들이 정말 이상했다.

그런데 25년 마산서 살다 보니 나도 아구찜 잘 먹게 되었다.

식당에서 먹을때면 조금 맵지 않게 해 달라고 주문은 하지만

그리고 오늘 아침에 아구찜을 만들었는데..

울 남편 아무 말도 없이 먹기에 바쁘다.

내가 만들었지만 참 맛있넹~~

정말 마산아지메 다 되었다.

<이야기 셋>

어제 남편이랑 시내에 나가서 물건을 하나 샀는데

아이를 업고 있는 주인인 듯한 새댁이 아이가 칭얼대니까

울 남편을 향해 "울지마 할아버지가 야단친다"이러는 거다.

"에게? 울 남편 아직 할아버지 아니에요"

이랬더니 그 새댁 미안해 어쩔줄 몰라 하며 "우리 아이가 볼때

할아버지라구요" 하며 변명하느라 쩔쩔 맨다

" 괜찮아요" 했지만 마음은 괜찮지가 않다.

내가 할머니 소리 듣는 것 보다 남편이 할아버지 소리 들으니

더 기분이 언짢다.

사실 언짢을 것도 없는데 말이다.

나이들어 가는거 꽤 괜찮은 일이다 생각 하면서도 그게 그렇게

괜찮은 일로만 받아들여 지지가 않는게 본심인 것 같다.










3 Comments
바 위 2006.01.10 17:57  
 
아름다워 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내 보다
밖았양반 챙김에 나가 헛기침하시는 님

처 복도 많으셔라 그딸 부모 사랑 터진줄 냉중에 알겠네
존 글 기분 좋은글 자꾸 미소집니다 ###

가나다라 마
또 또 또 고맙습니다 @@@
philip 2006.01.10 22:18  
  오, 진솔한 삶의 이야기......
감사합니다.
현장이 전해오는 듯 해요...^^
박성숙 2006.01.11 11:48  
  바위님, 신부님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당~~

신부님은 제 블러그에 꼬리말도

제일 많이 남겨주시는 분이니 더욱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