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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산처녀 5 852
아버지 / 조성레

도라지 타령이 들려온다
음치에 가까운 아버지의
거나한 목소리
음절과 음절 사이에서
꿀꺽꿀꺽 넘어가는 소리
캬아 ! 하는 목젖 음

놀라 문을 열고 내다보니
마루 끝에 마시다 남은 소주병
반이나 비어 있는 소주병에서
아버지의 도라지 타령이 들려온다

사랑 찾아 집나간  딸년 때문에
소주로 마음 달래시며
정히 못 견디겠으면 
당신의 타는 연기를 
내 뱉곤 하시더니

오늘밤은 또 무엇이 속이 타서
도라지 타령으로 찾아 오셨을까

5 Comments
송인자 2007.03.26 17:05  
  산처녀님, 오랜만입니다. (제가 자주 들어오지 못해서...^^)
시 속에 아버님의 정겨운 모습이 훤히 그려지는군요
포근함과 쓸쓸함이 배어있는 아름다운 시.
감사합니다.^^
노을 2007.03.27 13:35  
  산처녀님
그러니 우리남매 이야기에 등장하실 수 밖에요.
참 좋습니다.
산처녀님 아버님 모습이 제게도 보입니다.
속 태워드린 죄로 못내 아프고 그리워
생전에 즐기시던 도라지 타령과 술병과 담배 연기와
소리로 만나는 아버님 모습이
살아서 제게도 보입니다. 참 좋은 시.....
산처녀님 동그란 얼굴 생각하며 읽고 또 읽었어요. 
바다 2007.03.27 21:49  
  도라지 타령으로 오신 아버님
풍류를 즐기시는 분이었나봅니다.
요즘의 아버지들은 먼훗날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오실까요?
공부해라 공부해라..
글쎄요 ㅎㅎ
산처녀 2007.03.27 23:08  
  ㅎㅎㅎ네 제 아버님은
참 술을 즐기시고 또
도라지 타령을 좋아 하셨습니다
기분이 거나 하시면 도라지 타령을
연속으로 부르셨지요.
송인자님 노을님 바다님 뵌지 참 오래 되였습니다.
그간 안녕들 하시죠?
바 위 2007.03.28 15:34  
  오늘은 천둥치니 아버지 호령이듯

굵직한 목소리로 비뿌리는 날인지라

안산에  산소 사태날까 마음가는 날이오


목도강
뱃사공 본지
반세긴 족히 넘었으리
모시고 오신 아버님
좋아라 웃음소리 들리심 맞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