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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령 인생 괴짜 도령

김형준 0 772
타령 인생 괴짜 도령

                                  김형준


오늘도 음악 배움을 위해 떠났다.
깨어나려 않는 몸 겨우 움직여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갔다.
동지들이 몇 명 보였다. 오랜만에.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래했다. 1시간 30분 동안.

몸을 풀고, 마음을 풀고, 목을 풀고
'Agnus Dei', 'memory'를 불렀다. 발성이 좀 된다.
'수선화'를 불렀다. 끝부분이 날 완전히 기죽였다.
피아니시모와 피아니시시모로 끝나다니. 고음에. 죽음이다.
어쩔 수 없이 가성을 썼다. 근사한 예술을 만들어 내기 위해.

내가 배움의 길을 걸을 때 가성은 좋은 친구다.
진성으로 노래를 하면 다들 쳐다보지만
가성으로 하면 좀 시끄러운 곳에서는 모른다.
나의 영혼이 가성에 담긴다. 늘 연습한다.
비록 노래 연습할 곳은 없지만 난 늘 노래한다.

길에서, 카페에서, 집에서, 전천 안에서, 눈을 뜨면
언제 어디서나 늘 노래 부른다. 주로 우리 가곡을.
늘 발성에 대해 생각한다. 아직도 너무 부족하다.
호흡은 그런대로 여유가 있지만 발성이 문제다.
성악 소리꾼이 되어가고 있음을 미치도록 강렬히 느낀다.

나의 소리길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나의 노래로 사람들을,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
목소리로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 영혼이, 내 가슴이 실려야 한다.
먼저 소리길을 제대로 찾아야 하는데 너무도 어렵다.

나는 노래 부르는 것에 미칠 듯한 갈증을 느낀다.
잘 부르려면 우선 듣고 또 들어야 한다.
이미 득음을 한 사람들로 부터 배워야 한다.
영감을 얻어야 하고, 도전을 받아야 한다.
쉽게 되는 것이 어디 있겠는가, 대가가 되려면.

나는 오늘도 노래하리라. 나를 위해 세상을 위해
비록 아직은 완전하지 못하지만, 잘 못하지만
내일이 되면 세상을 변화시키리, 인생을 바꾸리라.
한 사람의 소리꾼이 되어 나의 삶을 다 주고 가리라.
배움이 있는 곳엔 어디든 가리라. 음악 시주 받으러

시인의 의도를 잘 살피며, 이해하며, 노래하리라.
작곡가의 생각 속에 빠져들어가 곡을 소화하리라.
내가 가진 지성, 감성, 모든 배움, 깨달음 다 실으리라.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미움, 그리움과 슬픔........
아, 다 실으리라! 내 소리에, 마음에, 그리고 영혼에.

나는 내게 노래신이 내리는 경험을 분명히 했다.
밤새 노래하던 그 어느날 이후로 노래 폐인의 길이 결정되었다.
사랑을 쏟아 부었다. 열정을, 시간을, 마음을 모두 다.
한 곡 부르고, 또 한 곡 부르며 조금씩 소화해 나간다.
아, 노래 고파라, 아, 노래 말라라! 노래야, 노래야, 노래야!

오페라를 가곡을 기악을 듣는다. 판소리에, 힙합에 재즈, 락, 뭐든지.
듣고 또 듣다가 부르고 또 부르다가 피 토하며 지쳐 쓰러지리라.
사람끼리의 소리를 듣는다. 우리말을, 영어를, 중국어를, 일본어를....
새의 소리를, 바다의 소리를, 산의 소리를, 들의 소리를...
인간과 자연과 지구와 우주가 하나되어 내 소리에 담길 그날까지.

노래를 먹는다, 노래를 마신다, 노래와 깨어나고, 노래와 잔다.
노래와 걷는다, 노래와 뛴다, 노래와 날아간다. 훨훨 자유로이.
아무리 들어도, 불러도 늘 미치도록 사랑스런 음악이여!
나는 너를 위한 광인이 되었다. 네가 없으면 살 수 없는 폐인이.
내게 오라, 나를 감싸라, 내 속에서 녹아내리라. 너는 나고, 나는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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