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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아 모여라

김인규 1 754
웃는 밥을 먹고 싶다

꿈꾸는 밥을 먹고 싶다

삶의 최초이자 최후인 밥상 앞에

내 생명이 불안하다

 

미친 소가 내 밥상을 짓밟고

이 나라 밥상을 갈라 놓는다

부자들의 안전한 밥상과

우리들의 병든 밥상으로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풀꽃같은 우리의 삶과

푸른 오월의 우리 아이들을

미친 소처럼 몰아대는 시대

 

아이들이 무슨 죄냐

 

대지에서 자란 우리 말이 아닌 영어부터 먹고

사랑과 우애가 아닌  성적을 먼저 먹고

자기만의 꿈이 아닌 경쟁을 먼저 먹고

돈만 보고 끝도 없이 달려가라 한다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미친 소를 타고 달리는

앞이 없는 미래는 끝나야 한다

나는 살고 싶다

사람으로 살고 싶다

인간으로 살고 싶다

 

아 이제 더는 부끄럽게 살지 않으리

아이들의 해맑은 눈망울 앞에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리

 

이 작은 촛불을 밝혀 들고

미친 소를 넘어 대운하를 넘어

끝없는 불안과 절망을 넘어

한걸음 더 희망 쪽으로 손잡고 나아가리

 

촛불아 모여라

촛불아 모여라

                                        詩/ 박 노해

 

 # 여의도 촛불집회에서 어느 여자가 나누어 준 작은 종이에 적힌 詩를 옮김.
1 Comments
오경일 2008.05.15 11:32  
공감이 가는 시 입니다.
우리의 모습이고 우리의 삶입니다.
이제는 부끄러운 모습이 당당 해지고 진리가 아닌것이 대로에서 큰소리를 내는것을 어찌할까요.
이제 우리는 작은 모습으로 구석을 찾아 다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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