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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이한별 1 1537
달맞이꽃

이 한 별


노오랗게 부신 이파리속에
그대가 어느 오랜 생을 안착하듯
관음보살 부채빛으로
영면(永眠 )을 추월하여 함께 서 있더군

쉽게 지는 꽃이라지만
찰라의 손끝하나도
심장의 고동 기억속에 살아있으리

바다의 속살이 뒤엉켜 살아 춤추는
또다른 달을 기다리는건지
아니면 땅개미같은 나를 기다리는건지

아 아 우리가 언제 만났던가
영겁의 세월 모퉁이에
잠시 쉬었던 적이 있었나
그래 아픈 절망을 한 쪽 씩 섞었던가

그대 내민 손
어찌 잡을 수 있을까
그대 몸에 한 점 부끄러움을
남길 수 있을까
밤느렁이 냄새 질펀해도
그리고 꽃이 진다해도
그대를 향한 그리움이
훼절(毁折)할 수 있겠나요
1 Comments
임현빈 2003.10.14 10:29  
  꽃과의 아픈 절망을
한 쪽씩 나누고...

만남도 쉬임이
되기도 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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