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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잘 왔다

정영숙 4 1524
박수칠 때 잘 왔다

 

                             


                                              정영숙







  나는 아들집이든지 딸집이든지 잘 가지를 않는다.

  서울에 특별한 모임이 있어서 간 김에 아들집을 갔다.

  손녀와 손자가 좋아서 펄쩍뛴다. 팔에 매달리고

  온 몸을 비벼대며 “할머니 사랑해요”라는 말을 하면서

  서로 자기하고 잠자자며 졸라서 번갈아 잠을 잤다.

  각자 돈을 만원씩 주니까 받지 않겠다고 한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할머니는 떠나실 때 돈을 주시기

  때문에 지금 받으면 내일 떠나실 가봐 안 받는다고 했다.

  식사시간에 손녀보고 기도를 하라고 했더니 이렇게 한다.

  “하나님, 할머니가 저희들과 오래사시면 좋은데 저희들이

  싸우면 가시겠답니다. 우리 둘이 싸우지 않게 도와주세요”

  고1학년치고는 너무 철부지 기도지만 기쁘고 행복했다.

  떠나는 날 아침에 며느리까지 각자 만원씩 나눠주고

  6일 만에 내가 사는 집으로 왔다.  행복하게

  보냈든 아들집을 생각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박수칠 때  잘 왔다”

 

                          2010년6월29일오전

 

              http://blog.naver.com/jhemi/103173251
4 Comments
아까 2010.07.02 12:00  
행복한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외할아버지께서 오시면 집에 들어서시는 순간
 "할아버지 언제 가셔요?"라고 물었습니다.
하루라도 더 계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떠나시는 날 아침 투정을 부리며
" 할아버지는 왜 오래 안계셔요? 왜 빨리 가셔요? 속상해요. 하루만 더 있다 가시지" 하면
언제나 한결같은 외할아버지 말씀이
 " 손님은 생선과 같단다.
  처음은 신선해도 하루하루 지나면 신선도가 떨어지지.
  신선할 때 떠나야지." 하시며 항상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셨습니다.

지금 살아계시면 100살이 훨씬 넘으셨을텐데.
돌아가신지 3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지금도 할아버지는 마음속에 살아있습니다.

정영숙 선생님. 박수칠 때 잘 오신 거 맞습니다.
항상 건강하셔요.
정영숙 2010.07.05 09:45  
아까님, 제 글을 읽고 이렇게 답 글을 써 주셔셔 감사합니다.
아마 이 할매가 더 있으면 간섭을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포근한 할머니가 미워질 것이 뻔하기때문에
박수칠 때 잘 왔죠.  ㅎㅎㅎㅎㅎㅎ 저도 어릭적에 할머니 방에서 잠자고 할머니와 많이 다녔기때문에
남들은 대왕대비 할매라도 저는 넘 좋은 할머니였답니다. 또 할머니가 앞으로는 여자도 큰 소리 칠 때가 오니 기 죽지 말고 살아라고 격례도 많이 해 주셨죠. 그립습니다. 할머니가----
여우이모 2010.07.08 11:19  
웃음이 나는 글 잘 봤습니다.

정말 멋있는 할머니시네요.

그렇게 손자,손녀들 옆에 오래오래 건강하게 계셔 주세요.

우리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빨리 돌아가셔서

그 정을 모르고 살아서 안타깝거든요.

행복하세요 ^^
정영숙 2010.07.09 01:02  
여우이모님이 웃음이 났다니 저도 웃음이 납니다. 손녀. 손자. 그리고 외손자를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제 엄마아빠는 간섭쟁이지만 할머니는 무조건 저희들 편이니 좋은거죠. 그래서 할머니는 손자에게 사랑은 주어도 교육은 땡! 이지요. 그러므로 박수칠때 떠나야지---잘 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