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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3 수험생 어머님께!

이동균 0 902
ㅎ ㅎ ㅎ ㅎ

집집마다 털어놓고 싶은,

그러나 털어놓을 수 없는 프라이버시 때문에

우리 집 만의 고통인양, 하는 문제들이

이 시국에 없다면 정상적인 가정이 아니지요.




어쩌다 고3자녀 둔 집에 시험 잘 봤냐는 질문, 벌금 100만원

어느 대학 갔냐는 질문 벌금 300만원

졸업하고 어디 취직했냐는 질문, 벌금 500만원

과년한 딸아이, 그 아이 시집갔냐는 질문, 벌금 1000만원

잘 살고 있냐는 질문, 벌금 5000만원

아직 같이 살고 있냐는 질문, 벌금 1억 원




그냥 해 본 소리지만,

그만큼 우리 세대는 그런대로 벌어먹고 살았는데,

우리 다음 세대가 국제 정세나,

시대 상황 자체가 힘들다는 이야기겠죠?

이제는 이걸 프라이버시로 숨기기에는

너무 큰 사회문제로 다가왔으니

함께 털어놓고, 고통을 나누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맘님, 에고,

서울의 어머니께서 9일기도에다

청송의 어머니께서 덩달아 기도까지 하였는데도

그리고 평소 잘 나가지 않던 미사에도 꼬빡 나가 기도했는데도,

결과가 신통치 않다면,

필경 내가 믿고 있는 하느님이 가짜이던지,

뭔가 염력이 약했던 게지요.

그렇게 여유 부리던 노을이의 실제 생활을 들여다보면,

그 나름의 최선은 분명 있었을 터인데,

어떻게 그 어린 것의 정성을 그리도 깡그리 무시하시는지,

하느님이 과연 계시기나 한 건지,

동네 모퉁이집의 대나무 꽂은 천상선녀, 산신동자, 무당을

찾아가는 편이 훨씬 나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실 테지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고스톱 치는 판의 객구잡신들이 있었는데,

바로 윗 층의 객구잡신은

다음 패가 뭔지 가르쳐주어 그놈을 혹하게 만들어 줍니다.

10층에 있는 객구잡신은

다음 패에 설사를 하게 하여 실망을 시키더니

그래도 이놈이 인내심을 가지고 열심히 기도를 하니,

그 설사패를 싹쓸이 하도록 도와줘서

바로 윗층 잡신보다 한 수 위의 신임을 알려줍니다.

25층위의 잡신은 아무리 기도해도 계속 싸고,

피바가지를 쓰게 만들다가,

그래도 인내심을 갖고 기도하니 막판에 상대방 세 번 설사하게 하고

모두 내한테로 싹쓸이해서 판을 뒤집도록 해주어

자손 대대로 자기 집 수호신으로 만들도록 합니다.

그러나 50층위의 그 놈의 잡신은

밤새도록 계속 돈을 잃도록, 한 패도 안 일러주다가

막판에 섯다 몇 번으로 그 판은 돈을 모두 쓸어 오게 합니다.

그러나 하늘에 계신 그 분은

화투판에서 영원히 떠나도록 끝까지 한 패도 안 일러줍니다.

그래서 돈은 다 잃었지만, 새로운 인생을 살도록 희망을 주십니다.




우리 아이의 인내심을 더 길러서 크게 쓰고자 하심이지요.

우리 아이의 지혜를 더 길러 더 적절한 쓰임을 찾고자 하심이지요.

주변 사람들의 지나친 기대와 교만을 겸손으로 바꾸려 하심이지요.

지금껏 부족함이 없이 자랐던 환경이

주변 어려운 친구들에 비해 지나치게 받았다면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을 느끼게 하시려는 배려이시겠죠.

그 분의 도구로 쓰시기에 아직 담금질이 더 필요하고,

흘려야 될 눈물이 필요하기에 함께 가슴아파하시는 사랑이시겠죠.






이제 3학년 임용고시를 준비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떠는

큰 여식 재작년 수능 치르고, 함께 위로하며 발갛게 충혈 된

그놈의 눈물을 닦아주던 시간을 생각해 봅니다.




골짜기 하나 없는 산이 산입니까?

내 발을 삐게 하는 바위 하나 없는 산이 산입니까?

골짜기가 깊을수록 산은 더욱 아름답고 화려하지요?

가뭄에 마르지 않는 생명수는 깊은 골짜기에서만 흐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불쌍한 고3들이여,

그래도 지구촌 80% 인구가 식량전쟁에서

한끼 밥을 먹을 수 있음에 삶에 의미를 두는 식구들인데,

그 가운데 당신들은 20%임을 기억합시다. 

 

문득 오늘은 최민순 신부님의

"주여, 오늘 나의 길에서”란 시를 기도해 봅니다.

 
 



주여, 오늘 나의 길에서




주여, 

오늘 나의 길에서

험한 산이 옮겨지기를

기도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에게 고갯길을 올라가도록 힘을 주소서




내가 가는 길에 부딪히는

돌이 저절로 굴러가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 넘어지게 하는 돌을

오히려 발판으로

만들어 가게 하소서




넓은 길, 편안한 길

그런 길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좁고 험한 길이라도

주와 함께 가도록

더욱 깊은 믿음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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