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re] 꽃피는 4월,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어우동 0 843
고교시절엔 정지용님의 납북 탓으로 " 고향 " 의 노랫말로 부르지 못 하고
박화목님의 노랫말로 채동선님이 작곡한 " 망향 "을 배웠습니다.
이제는 해금되어 부르고 싶으면 언제 어디서든 마음대로 부를수 있지만
그적에 마음 깊이 각인된 시말의 울림과 감동, 곡의 감흥 악흥으로
고향보다는 망향을 지금도 더 가까히 느낍니다.

박화목 작시
채동선 작곡

      망        향

꽃 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
이 마음은 푸른 산 저 넘어
그 어느 산모퉁 길에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철따라 핀 진달래 산을 넘고
머언 부엉이 우름 끊이잖는
나의 옛 고향은 그 어디런가
나의 사랑은 그 어드멘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 주렴아 그대여
내 맘 속에 사는 이 그대여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들 것일래라


그땐 또 아까님이 고모님의 추억과 함께 부르신다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로 시작되는
사월의 노래도 배웠고

토마스 S 엘리엍의 그 유명한 길고 긴 장시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로 시작하였다가
이해를 초월한 평화의 뜻을 가진 우파니샤드의 형식적인 결어
" 샨티 샨티 샨티 " 로 끝맺는 荒無地도 그 즈음 읽었습니다.

꽃 피는 이봄 4월이 다 가기 전에
그때의 꽃피는 봄 노래들을 즐겁게 불러보고
또, 그때의 잔인한 달 4월도 다시 한번 읊조려 보고 싶습니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