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봄밤

송문헌 2 1348
빨래 냄새 상큼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 오늘밤엔 마실을 가려하네
그대가 살고있는 산너머 작은 마을
굽이굽이 산중은 부엉새 우는 길
별빛이 밝히는 대로 길을 서둘면
미루나무 늘어선 신작로를 지나서
두서나 시간이면 걸어서도 오가는 마을
귀 뜀도 없이 오늘은 마실을 가려네

봄밤은 깊어서 인적마저 잠이든 고샅
골목길로 난 창문을 톡톡 두들기면
그대는 말없이 바스락 옷자락 끌며
밖으로 난 쪽문을 소리 없이 열리라
아아 촛불이타는 밤 열 이레 달은 시린데
녹차 온기가 가슴을 타고 젖어들면
그저 마주 보고 눈길만 잡고 있어도 좋을 밤
그대는 알리라 내 온 마음 내 온 마음을.
2 Comments
미스바 2003.04.17 01:44  
  잠 못 이루는 봄밤에 옥상에 올랐더니 스테인레스의 시린 색조를 닮은 달이 환하네요.
저 보름달이 지난 첫 주일은 부활의 날이랍니다.여기 저기서 송문헌시인의 시를 볼 때마다 늘 이것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늘 건필하소서. 제주에서 사은김광선시인드림
송문헌 2003.04.25 04:26  
  미스바님 안녕하세요. 제 작시를 이해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자주 들어오지 못하다보니 오늘에서야 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졸작이 마음에와 닿은듯 하시니 그저 반가울 뿐입니다.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