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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미인아닌 아내, 진정한 미...

홍양표 7 975
  <가곡이야기>에 실려야 할 글인데 몰라서...지용형님을 그리워하며.
  지용의 향수 노래를 들으면서 늙은 아내와 진정한 미를 생각하며 눈물에 젖습니다.
  까마귀와 까치도 남북 어데고 날아가는데 선진국 대열에 들은 한국은  남북 가족의 생사도 모르고 가슴찢어지는 고통속에 살아왔고, "어버이 수령이 보내 주었다고" 날뛰며 좋아하는 북한 형제들을 보면 가슴이 메어집니다. 어버이와 지도자가 막아왔지요. 새보다 못한 한반도의 이산 가족과 민족, 우리는 지용 시인의 생사도 모르고 향수와 망향을 불러왔습니다.

  이 노래 중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오"가 가슴을 메어지게 감동을 줍니다. 어머니와 아내, 고생한 조강지처(糟糠之妻), 술재강과 쌀겨, 찢어지게 가난한 고통을 참고 지아비와 자식새끼를 위해 희생을 한 아내를 가장 잊지 못해 그리워한 시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  TV드라마는 늙음과 고통이 없습니다. 주름도 없고 모두가 빤지르한 언니같은 어머니와 언니같은 할머니들입니다.  미용수술이 시대성도 고통도 노년의 깊은 의미도 다 지워버렸습니다. 

  주름살 투성이의 테레사어머니가 가장 아름다운 미입니다. 고생한 어머니와 아내가 지상 최고의 미입니다.
7 Comments
자 연 2004.12.03 15:17  
  공감주는 글 참오랜만에 대하여
고맙습니다 라고 선생님 깜짝 놀래시도록 외쳐 봅니다..
시대 시절 의 절조도 있으련만 혼 에도 화장 시키지요
고맙습니다 !!

낙엽 지나간 後 ...

낙엽 흘뿌린
다음에
가만히 첫눈이
싸락눈 되어 길잡이 하는 날에...

아주 -
그래야 하는 것처럼
실 머리 술술 풀어 놓으소서
낙엽 타야 붉게 울움 울어야

남북통일 된 담서요..... 
 
 
           

 
바다 2004.12.03 22:39  
  홍 교수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가슴이 철렁하는 그런 글입니다.
오늘의 한국TV 드라마엔 자연스런 늙음과 고통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디서나 가장 아름다운 것은 세월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순응하는 모습이겠지요.
여기에 정지용시인의 향수를 그대로 옮깁니다.

鄕 愁

정 지 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홍양표 2004.12.04 07:48  
  바다님, 깊은 바다 밑은 표면의 요동에 끄떡않고 고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지용의 전 시를 잘 읽었습니다. 스위스의 어떤 여인은 지용의 농촌, 보은에 심취해서 그곳에서 농촌교육에 종사하고 있다는 TV 보도를 보고 읽었습니다.  검게 탄 주름투성이의 그 아내 모습이 더욱 생각나서 글을 올렸습니다. <고생하며 열심히 사는 것>, 이것이 인생입니다.  고생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싫어하는 현실, 그리고 분장하지 않는 TV극이 안타깝군요. 
서들비 2004.12.04 08:03  
  안녕하세요.
언젠가 방송에서
외국에 살고 있는 여성을 소개했는데
외국인 그의 남편께서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왜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를 그렇게 얘기하는냐고 이해 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어찌 그 마음을 이해 할 수 있겠습니까??


유랑인 2004.12.06 12:49  
  그럼요 ... 뜻 없고 입에 발린 " 알라뷰"를 시도 때도 없이 남발하는 ...
그런 사람들이 그 뜻을 알리가 없지요..
그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구...  정서가 그렇다는 거죠  ^^
별헤아림 2004.12.07 11:58  
  저도 서들비님이 말씀하시는 방송을 보았습니다.
우리의 정서로는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아내)>가
<예쁘다>는 말보다 더 정감이 가는데 말이죠.

정지용(1903년 생)은 12살에 동갑인 송재숙 씨와 결혼 14세에서 28세까지
공부를 위해서 객지를 떠돕니다.  27세에 장남 아버지가 되었으며
22세인 1923년에 '향수' 씨를 썼다고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향수"시도 좋아하고, 노래도 좋아합니다.
나올이 2010.05.17 13:44  
선생님 안녕하세요? 스위스의 여인이 지용선생이 좋아서 옥천 보은에서 산다는 게 사실인가요? 국문과 학생인데 1학년 후배가 자꾸만 물어보는 데 대답을 못했습니다.어느 tv에서 나왔어요?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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