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향을 맡으며
松花 강 봉환
가녀린 여인의 기다란 옷깃마냥
길게 늘어진 한 줄기의 난 잎,
곱게 차려입은 한복을
여인의 고혹한 자태로 뽐내듯
단아한 모습과도 같이,
일필휘지하는 선비의 손결마냥
멋스럽게 피어오른 백화소심
찢어진 툇마루 창문 틈새로
멀리만 퍼져가는 그윽한 소심 향
따사로이 비추이는 햇살에
봄눈은 어느새 녹아 없어지고
먼 산의 아지랑이, 들려오는 풀피리
계절의 변화는 느껴져 오는데
캐캐 묵은 툇마루 난간에도
한 줄기 햇살은 기다랗게 비추이며
난향에 취한 시인의 마음 또한
어느덧 봄기운으로 완연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