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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4월 서울,경기지역 가곡 교실 - 노래 못 불러도 좋았어요-

송인자 8 1142
아침에 후기를 써서 내마노의 문을 열었더니....
어? 벌써 두 분이나 올렸네^^
그래서 제 후기는 올리지 않으려다가... 기왕 쓴 것이니 올려봅니다. ^^

둘째딸: 엄마! 목소리가 왜 그래? 꼭 박경림이 같다.
나      : 뭐어? (목감기는 소리) ....어쩌냐? 오늘 가곡교실에 가야 되는 데...
둘째딸: 에구~ ... 하루 참으슈.. 그래 갖고 노래나 하겠어요?
나      :  안돼! 그래도 갈거야. “가곡 교실”은 “행복교실”이야.
(실은 목쉬어서 합창단이 더 문제 임다..흑. 일요일 날 보약까지 지어 와서 먹고 있는데...)

4월 가곡 부르기 행사에 참석한 유명 인사분들은 “현규호”선생님과
김형준선생님의 후기에 있으니 저는 대충 씁니다.^^

저는 되지도 않은 목소리로 노래하려니 좀 한심했지만, 제가 소리를
내지 않아도 주변에서 어찌나 아름다운 소리들을 내는지 .....
내가 그 인지...그가 내 인지.... 그 어디메서 나오는 소리인지 몰라도 마냥 행복했습니다. ^^

가곡교실엔 7:35분쯤 도착했습니다.
입구에는 처음 참석할 때처럼 정우동 선생님께서 저만치 건물 앞까지
나오셔서 사람들을 반기고 계셨습니다.
다가가서 “송인자입니다”고 또박또박 이름을 밝히자 환히 웃으시며
따뜻한 손으로 감싸주셨습니다.
정우동선생님, 합창단 연습실에서 뵈 서인지 이젠 저를 아시는 것 같습니다. ^^

연습 장소인 세미화랑 2층으로 올라갔더니 반가운 얼굴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어머!, 내마노 지휘자샘님. 현선생님, 정열오라버님, 유랑인님, 하늘곰님, 희자님, 해야님, 서들비님, 탑세기님, 지킬님과 그의 반쪽, 우와 ~ 반가운 내마노 합창단원이 엄청 넘쳤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좌석이 다 찼고, 여기저기 서로서로 떡과 차를 권하고
반가이 악수를 나누며...눈인사를 나누었습니다.

2월 달 모임에서는 처음 대하는 곡을 어떻게 그토록 다들 잘 부르는지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음도 제대로 못 익히게 딱 두 번씩 만 부르고 넘어가더라고
후기에 볼멘소리도 했었는데..
“내마노”홈피를 드나들면서 알고 봤더니 미리 곡명을 게시판을 통해 알려주고, 또 듣고 배울 수 있었기에 그게 가능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노래 부르기는 비교적 풍성한 몸매의 소프라노 어윤주님의 지도로 시작되었습니다.
첫 곡 “사월의 노래”를 부를 때 “등~불을 밝~혀...”할 때,
현대음악은 발음 보다는 음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등”을 “덩”으로 발음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다음 곡 “축복의 노래”는 처음을 부드럽게 속삭이듯이 부르라고 지도하셨고,김규환 작곡가 선생님께서 나오셔서 KBS 지휘자 시절(20~30년 전) 결혼식 축가로 작곡하신 것이라는 소개의 말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에 출강하시는 바리톤 “백준현”선생님께서 홀에 넓게 울려 퍼지는 멋진 목소리로 “그리운 친구여”를 부르셨습니다.
백준현님은 평소의 말투도 그런 멋진 소리를 내더군요.^^

노래가 끝나고 시를 쓰신 “정치근” 선생님을 모시고 말씀을 들었는데,
지금도 이 노래를 부를 때면 친구에 대한 그리움으로 사무친다는 말씀과
시를 쓰시게 된 배경을 말씀 하셨는데,  조금 길어지시자 정해진 시간이라
“어떡해?..”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진행을 맡으신 윤교생 지휘자샘님이 몇 번 귀뜸을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연세가 좀 드신 분들은 말씀 하실 때 종종 시간 개념이 없어지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다들 웃으면서 넉넉한 모습들을 보였습니다.

뒤이어 “황홀한 기다림”을 작곡하신 “황덕식”선생님께서 짤막한 인사 말씀이 있으셨고 이어서 “내마노” 합창단 테너이신 “문상준”선생님께서
그 곡을 참으로 멋지게 불러주셨습니다.
합창단에서처럼 첫 부분에서 잠시 여리게 부르더니 곧 제 페이스를 찾아서
멋진 마무리를 하셨답니다.
평소에도 목소리가 좋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대단한 미성의 소유자이십니다. ^^
정말 황홀했답니다.^^

“산에서 부르는 소리”의 시를 쓰신 고진숙님께서 오셔서 87년 KBS의 위촉으로 그 시를 쓰셨다면서 1절을 직접 부르셨습니다.
그 자리엔 고진숙선생님의 중학교 때의 제자 강정철님께서 마산에서 올라와
함께 하셔서 더욱 뜻 깊은 자리가 되었답니다. 
강정철님은 나중에 무반주로 노래도 근사하게 부르셨지요.

“꽃밭의 아버지”는 시를 쓰신 임승천님과 작곡가 한지영선생님도
참석해 주셔서 많은 박수를 받으셨습니다.
한지영님께서 “꽃밭에 계신 우리 아버지~ ” 구절을 부를 때
눈에 눈물이 글썽이도록 표현해달라고 하셨는데..... 
그 부분에서는 자동으로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각자 아버지에 대한 남모를 추억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뒤이어 예쁜 눈의 소유자 소프라노 “유미자”선생님께서 만사 제치고 오셨다면서
“가지산 억새바람” 과 “천년의 그리움”을 불러주셨습니다.
“천년의 그리움”시를 쓰신 “홍일중”선생님께서는 잠시 눈물이 글썽하셨다며
시를 쓰시게 된 배경은 우리 역사에 대한 “한” 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뒤이어 새 식구 소개가 있었고, 사진 찍는 순서가 되자 정우동 선생님,
“지난번에 사진 안 찍었죠?” 하며 갑자기 제 팔을 잡아끌고 앞으로 나가십디다.
‘차렷 자세로 찍나?’  잠시 어리둥절하며 빼다가..... 끌려 나갔더니,
“윤교생”지휘자샘님,  “여기 왜 나왔어요?”
“저... 정우동 선생님이 사진 찍으라...버버벅.....어? 벌써 찍었어요?”...
‘이렇게 찍는 사진이라면 지난번에 분명 찍었는데..’.^^

유미자 선생님은 무대용 드레스를 갖춰 입고 오셔서 분위기를 한층 띄워 주셨답니다.
그 자리에서 독창곡 CD를 구입하신 분들께 싸인도 해주시고, 같이 사진도 찍고 하셨습니다.

어제도 카메라를 메고 여기저기 계속 셧터를 눌러대는 유랑인님.
매월 가곡 부르기 현장의 모습을 부지런히 올려주시니
참 대단하십니다. ^^

가곡교실의 유명인 또 한 분 ,
수패인님 어제는 "그리움"을 연주해주셨는데 실력이 대단하셨습니다.
제가 두달 전에 들었을 때에 비해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계십니다.^^

뒤를 이어 미리 신청하신 동호인들의 독창 순서가 있었는데...
그때엔 잠시 어수선해졌습니다. 그래서 성함을 제대로 적지 못했답니다.
모든 분들이 열심히 부르셨고, 제게는 첫 곡을 부르신 분의 목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노래하기 좋아하는 제게 가곡교실은 천국입니다.
진즉 알지 못했음을 억울해하며, 요새 여기저기 가곡교실에 대한 선전을 하고 다닙니다.^^
다음 달 반가운 만남을 기대하며 후기 끝입니다. ^^

8 Comments
수패인 2006.04.25 15:41  
  매달 소개받으시는 분은 내마노에 송인자님 말곤 안계신걸로 압니다.
활발한 활동 하시죠? 즐겁게 사세요.
송인자 2006.04.25 16:31  
  에궁 ~ 글쎄.. 어떻게 된 셈인지.... ^^
정선생님 생각에는 제가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생각되신 모양입니다.
저는 다같이 반듯이 서서 사진을 찍어야하나? 하고 잠시 혼란스러워지고...
수패인님, 어제의 연주는 짱이었습니다.
실력이 날로날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십니다. ^^
정우동 2006.04.25 18:25  
  아이구! 이를 어쩐담.......
송 後生 인자님이 낭패를 당했으니 도로 물려주지도 못하고.......
송인자 2006.04.26 08:47  
  ㅋㅋㅋ....선생님 물려주세요. ^^
선생님께서 절 어여삐 기억하시어 그러시는거라고
나름대로 착각하고 흐뭇했답니다.
까짓 두번 인사했다고 벌금 내라는 사람 없는데요. 호호 ~
김형준 2006.04.26 10:34  
  덕분에 송인자님의 얼굴을 잘 볼 수 있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지난 달에는 새로 오신 분들이 여러 분 되셔서 얼굴들을 잘 알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상대적으로 새로 오신 분들이 적었지만 그래도 함께 서 계시고, 성함도 작게, 빨리 말씀들을 하시고 해서 인식이 잘 안되었는데 송인자님께서 조금 늦게 나오시고 약간의 에피소드(*_*)도 있었던 덕분에 어느 분이신가 하고 보다 더 자세히 얼굴을 살필 수 있는 행운(?)이 있었네요. 성함이 익숙하셔서 '어! 저 분 성함을 어디에서 들어보았는데'하고 이곳 '자유게시판'에 후기 올리려고 들어와 보니 송인자님의 성함이 저에게 미소지으며 반겨주고 있습니다. 이곳에 글들을 올리신 것을 이전에 다 읽었기 때문에 성함이 익숙했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재미있는 후기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송인자 2006.04.26 12:55  
  저도 몰래 얼굴이  팔린 날이었군요. ^^
저는 김형준님 얼굴을 모른답니다.
이 다음에 뵈면 아는 체 좀 해주세요. ^^
열린세상 2006.04.28 21:58  
  챙겨주시니 고맙습니다.
아래에 유랑인께서 올린 사진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서들비 2006.05.01 01:39  
  보고 보고 보고파라 보고파라 - 아직도 들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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