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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산비둘기

장미숙 3 982
도시의 산비둘기

- 장미숙

보도블럭 위에 누운
산비둘기
바람은 무심히 깃털을 들춘다

사납지 않고
덤벼들지도 않는데
사람들 비껴 지나며
안아 옮기는 이 없다

아직 혈액 식기 전인지
다리 뻗지 않은 채 살며시
몸의 무게만 내려놓았다

생명체가 시체 되면
섬뜩해 하는 건
영과 육 분리되면서
멀리 사라지는 온기
관계의 끝이라서 일까

살을 비비던 애완동물도
호흡 멈추어 싸늘할 때
슬픔 앞에 두려움이다
3 Comments
바다 2005.02.03 17:07  
  어린 생명이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군요.
생명이 있는 것만 아름다운 게 아닐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죽음 그 자체도 아름다움일 수 있을 것 같네요.
왜냐구요?
우리의 궁극의 목적이 그 곳이지 않겠나요?
작은 생명체의 죽음도 소홀히 보시지 않음이 시인의 눈이요. 마음일 것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오숙자.#.b. 2005.02.04 20:12  
  2,3년 전 인가봐요
집앞에서 차를 운전하고 몇 메터 내려가던중
길 가장이에 까치가 한가운데 쓰러져 있고
그 주위를 원형으로 친구 까치가 서있는 모습이 하도 신기해서 조용히 차를 멈추고 몰래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동료 까치의 죽음을 슬퍼하며 떠나지 못하고
시계처럼 동그랗게 서 있었던거에요.
까치들의 그런 모습에서 숙연함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장미숙 2005.02.05 15:59  
  가게 앞에 산비둘기가 죽어있는데 지나는 사람들이
모두 피해가고.. 나도 그 새를 들어 옮기지 못하다가
미화원 아저씨께 부탁드리며..
사랑의 마음은 어디까지 일까 생각하였어요.
사랑을 나누어 주신
바다선생님~^^
오숙자선생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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