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산비둘기
도시의 산비둘기
- 장미숙
보도블럭 위에 누운
산비둘기
바람은 무심히 깃털을 들춘다
사납지 않고
덤벼들지도 않는데
사람들 비껴 지나며
안아 옮기는 이 없다
아직 혈액 식기 전인지
다리 뻗지 않은 채 살며시
몸의 무게만 내려놓았다
생명체가 시체 되면
섬뜩해 하는 건
영과 육 분리되면서
멀리 사라지는 온기
관계의 끝이라서 일까
살을 비비던 애완동물도
호흡 멈추어 싸늘할 때
슬픔 앞에 두려움이다
- 장미숙
보도블럭 위에 누운
산비둘기
바람은 무심히 깃털을 들춘다
사납지 않고
덤벼들지도 않는데
사람들 비껴 지나며
안아 옮기는 이 없다
아직 혈액 식기 전인지
다리 뻗지 않은 채 살며시
몸의 무게만 내려놓았다
생명체가 시체 되면
섬뜩해 하는 건
영과 육 분리되면서
멀리 사라지는 온기
관계의 끝이라서 일까
살을 비비던 애완동물도
호흡 멈추어 싸늘할 때
슬픔 앞에 두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