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아침

김재란 9 763

















아침 / 김재란

상록수 가지 사이에
정겨운 작은 새무리
미약한 아침 햇살을
서로 나누려
자리 바꿈이 즐겁다

어느 휴일
아빠는 장대가 되어 담에오르고
아이는 망태가 되어
담 아래 서서
이리 저리 올려 매준
넝쿨장미
가시 돋힌 그 가지에도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피어날 꽃자리를 매만진다

빈 놀이터엔
그네며 미끄럼 틀이
제 그림자를 길게 느려
아이들의 자리를 채우고
마른 나무 가지에선
물오르기를 준비하는지
마지막
마른 잎을 떨군다

털 부스스한 강아지도
문살에 기대인 채
검은 눈만 끔벅이며
짖을 일없는
주위를 두리번 거릴 뿐

내게 남겨진 아침
아무렇게나 벗어 던진
아이들의 옷,
언제나 손이 닿으면
뜨거운 눈물이
속에서 솟구친다

게으른 내 찻잔 위로
모든 사랑과 기다림이
피어 오르고
나는 어디에 더 큰
행복이 있나를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9 Comments
2004.01.08 06:37  
  노란색깔이 참 이쁘게도 보이는 아침이~
김재란시인님 지가여 이번금욜은
밥머그러 갑니다 ㅎㅎㅎ
바다 2004.01.08 10:48  
  아이고~~
백지인줄 알았는데
한참이 지나니 아름다운 시가 등장하는군요.
아침에 읽는 아침시가 가슴을 파고 듭니다
유랑인 2004.01.08 10:52  
  해풍 살랑이는 바닷가 .
이슬은 빛나며 머리속은 맑고 투명하여
아무 할 일도 , 어떠한 생각도 없는 그런 날 아침
하늘과 바다가
아침 태양에 더욱 파란 속에
천천히 거닐며
손에 든 커피가 적당히 따듯한
그런날 정원을 연상케합니다..

참 행복한 느낌의 음악이네요.. 

이 아침 고맙습니다.
꽃구름언덕 2004.01.08 11:00  
 
덤불숲에선 새들이 재잘되며 날아오르고
봄꽃을 창가에 걸어두시고
오는 봄에 생명의 모습을 보인 잎진  장미넝쿨이나
마른나무 가지를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시는 김재란 시인님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보이는 상쾌한 아침입니다.
그리고 자족하는 고운 마음에서 행복의 바로미터를 발견합니다.
늘 고운시 감동하고 감사드립니다.
장미숙 2004.01.08 12:05  
  내게 남겨진 아침~
아름다운 새들의 노래소리가 깨워주네요.
김재란님을 보여주는 아침의 시가 정겹습니다.
행복한 마음 늘 함께 하소서~

유랑인 2004.01.08 15:27  
  아까 답글 쓸땐 시가 없었는데...
지금보니 멋진 시가 노랗게 피어 오르네요..  아~~  좋다 !!
김재란 2004.01.08 16:29  
  음악만은 좀 쓸쓸하고 시 혼자만은 넘 평범했는데.. 어우러짐이라는게 참 아름답고 행복하지요..^^ 여러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내일 음악회 성황리에 잘 치루시기 바랍니다,  담엔 꼭 가야지... ㅠ.ㅠ
바위 2004.01.08 16:36  
  이해도 보고 접었으니...
내년도 보고 접을 것이라.

緣 이 더면 ---
後年인들 편 하겠느냐...

寒天 祥瑞러운 참 수리 한 마리 왜 혼자만 도더냐..

시인 님 ...

새소리 취하면 ...
소박 맞는 다는데.
좋으니 몇자 놓고 갑니다.

  건강 건필 건필  하시 길...
 
      바  위 드림...
김재란 2004.01.13 19:16  
  어느산을 보금자리로 삼고 계시는지 알 길 없는 바위님 고맙습니다^^

그래요?..  새소리에 넋을 함 잃어봐야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