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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지 강가에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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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더위가 채 가시기도 전에 휴가를 이미 다녀왔습니다.
평창의 [수가솔방]에서 [김메리]님께 신세를 지고
꿈에도 생각하던 강원도 땅에서 아우라지를 만났습니다.
동해안에서 태백산맥의 백복령을 넘어서 오는 길에.

먼저 반겨주는 것은 나무를 깎아세운 목장승들이었습니다.
맨 앞에 서있는 것이 [天下아우라지大將軍]입니다. 아닙니다,
서있는 것은 곧추 세운 [天下아우라지大將軍]의 고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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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둑에는 [旌善(정선)아우라지노래碑(비)]가 서 있습니다.
거기에는 아래의 내용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알지 못하는 노래였습니다.

아우라지(정공채 시/변 훈 곡)

아우라지 강가에 수줍은 처녀
그리움에 설레어 오늘도 서 있네.
뗏목 타고 떠난 님 언제 오시나
물길 따라 긴 세월 흘러 흘러갔는데.

아우라지 처녀가 애태우다가
아름다운 올동백 꽃이 되었네.

아우라지 정선에 애닯은 처녀
해가 지고 달떠도 떠날 줄 모르네.
뗏사공이 되신 님 가면 안 오나
바람 따라 흰 구름 둥실둥실 떴는데.

아우라지 처녀가 애태우다가
아름다운 올동백 꽃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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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비 아래로는 강을 건네는 쇠밧줄이 걸려있고
강을 건네는 시간과 뱃삯과 연락처가 쓰여 있고
쇠밧줄에 매달려 강을 건네는 나룻배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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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자 연 2005.08.07 05:24  
  열선생님 ...

잘 다녀오심입니다.
거기엔 수심편 산수편 애정편 조혼편 처세편 부부편 모녀편
상사편 이별편 어느것하나 중하지않음이고 버릴것 없었습니다.

수심편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명사심리가 아니라며는 해당화는 왜 피며
모춘 삼월이 아니라며는 두견새는 왜 울어
앞 남산의 뻐꾹이는 초성도 좋다
세 살 때 듣던 목소리 변치도 않았네
삼십육년 간 피지 못하던 무궁화 꽃은
을유년  팔월 십 오일에 만발하였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날 넘겨주게

우리 댁에 서방님은 잘 났던지 못 났던지 얽어매고 찍어 매고
장치다리 곰배팔이 노가지 나무 지게 위에 엽전 석 냥 걸머지고
강릉, 삼척에 소금사러 가셨는데 백복령 구비구비 부디 잘 다녀 오세요
네칠자나 내팔자나 네모반듯 왕골 방에
샛별같은 놋요강 발치만큼 던져놓고
원앙금침 잣벼게에 앵두같은 너를 안고 잠자보기는
오초 강산에 일 글렀으니 어툴멍툴 장석자리에 깊은 정만 두자
당신이 날마다 고울치고 담치고
오이김치 소금치고 오이치고 초치고
칼로 물치듯이 뚝 떠나가더니 평창 팔십리 다못가고서 왜 돌아왔나
아들딸 낳지 못해서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 암자 마디봉봉 마루 끝에 찾아가서 칠성당을 모아놓고
주야삼경에 새움의 정성에 치성 불공을 말고
타관객지에 떠다니는 손님을 푸대접 말게
가다보니 감나무요, 오다보니 옷 나무요, 엎어졌다 업 나무, 자빠졌다 잣나무,
청실홍실 대추나무 꽝꽝 울려 뿔 나무냐 옹고화루 죽 괄이 앞에 놓고 앉았으니
임이 오나 누웠으니 잠이 오나 등불을 도도 놓고 침자를 도도 베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잠시잠깐 깜빡 조니 새벽달이 지새내

아 !
아울라지 뗏목꾼 노래 들려오는 듯 하네요 !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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